◎북 “국제공조 포기” 예상밖 강경 주장/「팀훈련중단」 기정사실화 전략인듯 세번째 실무접촉에서도 남북한은 특사교환을 성사시키기위한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미―북한 3단계회담 개최의 가시화, 팀스피리트 훈련중지에 관한 우리측의 양보가능성등에도 불구하고 북한측이 특사교환 성사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들을 내리지 않은것이다. 이번 접촉에서도 남북한은 핵전쟁연습의 중지와 국제공조체제의 포기등 북측의 요구사항들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번에 우리측은 북한의 첫발언의 방향에따라 내놓을 강온 두 갈래의 카드를 준비한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적어도 본회담에서 북측의 자세는 예상보다 강경했고 우리측도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논박을 한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같은 외견상의 답보상태에도 불구하고 특사교환을 위한 양측의 협상은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또 그 비중도 결렬보다는 성사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특사교환에 임하는 북한측의 자세가 『11월중에 꼭 특사교환을 성사시키자』는 말을 거듭하는등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본회담이 끝난뒤 수석대표간의 비공개접촉을 제의했고 특히 처음으로 절차문제에 있어서 자신들의 합의서초안들을 내놓았다는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긴장상태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국제환경의 변화가 남북특사교환의 전망이 성사될것이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동안 남북대화를 교착상태로 묶어놓은것이 대미관계등 국제적인 원인에서 비롯된것이라면 마찬가지 이유로 이번에는 특사교환이 장기적으로 타결될것이라는 다소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것이다.
더욱이 우리측은 팀스피리트훈련과 관련, 지난15일의 2차접촉때부터 북한측에 대해 특사교환이 성사될 경우 양보할 뜻이 있음을 내비춰왔고 이번 회담의 비공개접촉에서는 상당히 구체적인 타협스케줄을 제시했을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측은 이번에 핵전쟁연습의 중지는 기정사실화하고 국제공조체제의 포기부문에 대해 보다 강경한 어조의 주장을 제기한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은 당초 북한측의 두가지 요구사항중 핵전쟁연습이 본질이고 국제공조체제의 포기는 선언적 성격만을 갖는것으로 보고 이번 3차접촉에서는 내년도 팀스피리트훈련중지와 맞바꾸는 형식으로 이 문제는 타협할것으로 관측했었다. 우리당국이 북한측 자세를 예상보다 강경했던것으로 평가한것도 이같은 부분에서 비롯된다.
북한은 특사교환이 성사되기 이전에 팀스피리트훈련의 중지를 확정지으려 하고 있다는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후속 실무대표접촉 날짜를 우리측이 11월1일로 제시한데 대해 같은달 4일로 주장,관철 시킨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것같다. 다시말해 11월3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SCM)에서 94년도 팀스피리트훈련중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 4차남북실무접촉에서 특사교환문제를 마무리짓겠다는것으로 읽혀지고 있다.
우리측은 내년도 팀스피리트훈련문제를 핵문제에 대응하는 카드로 간주해왔다. 북측의 주장을 또다시 수용할 경우 이카드는 특사교환 성사를 위한것으로 평가절하되는 셈이다.【판문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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