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외경쟁력이 개선보다는 개악되고 있음이 실증되고있다. 연초마다 정부는 경제정책기조에서 국제경쟁력강화를 강조하고있으나 실적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임금, 금리, 환율, 물가, 사회간접자본투자(SOC)등 가격요인뿐만아니라 노동생산성및 노동강도, 기술력, 정부정책의 효율성등 비가격요인에서도 경쟁상대국사이에서 크게 처지고 있는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경련이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자료를 근거로 작성한 「주요경쟁국과의 요소별 경쟁력비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종합순위가 재작년에는 싱가포르,홍콩에 이어 3위였으나 올해에는 싱가포르,홍콩은 물론 대만, 말레이시아, 칠레보다도 뒤진 6위로 밀려났다. 전경련은 우리나라가 자본, 노동, 토지등 생산의 3대요소에서 여건이 제일 나쁜 편이라고 지적했다. 임금의 경우 지난87년 임금을 1백으로할때 92년임금은 한국 1백49, 대만 1백21, 홍콩 1백12, 싱가포르 1백39, 일본 1백1, 중국 96등으로 한국이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놀라운것은 임금상승률은 최고수준이면서 거꾸로 제품불량률과 노사관계는 가장 저조한것으로 나타나고있다는것이다. 노동의 질을 반영하는 제품불량률의 경우 우리가 4.5%(92년)인데 비해 대만 2.5%(90년), 일본 1.5%(90년)로 우리보다 훨등히 적은것을 보여줬다. 노사관계도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 월등히 나쁜것으로 지적됐다. 중국은 노사관계가 이제 새로 도입되는 단계로 분규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있어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기술력에 있어서도 투자규모에서 일본(91년기준·9백3억달러)다음으로 다른 경쟁국보다 다소 우위(32억1천만달러)를 차지할뿐 제품품질·기술혁신속도등에서는 최하위로 나타나고있다. 일례로 미국특허출원의 경우(91년) 일본이 2만1천27건, 대만 9백4건인데 비해 우리는 4백2건에 불과했다.
한편 정책의 효율성과 투명성에서도 우리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일본등보다 크게 떨어지는것으로 평가됐다. 우리정부의 정책이 국제경쟁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정부가 경제개발에 적극적인 기여를 해왔다는 국내외의 일반적인 통념과는 엇갈리는것이다. 전경련의 우리나라 대외경쟁력비교평가는 한국경제의 경쟁력평가에 대한 다른 보고서와 유사한데, 한마디로 우리경제가 「고비용·저효율」의 비경쟁체제를 안고있다는것을 재확인해준것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자본, 노동, 토지등 요소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할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다. 또한 경제운용도 정부의 불필요한 간섭을 최대한 배제해야한다. 전경련은 특히 「민간주도경제」를 강조하고있다. 경기부양책은 아니더라도, 경제체제·제도개혁의 활력을 부양,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을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