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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팔린 경찰 도덕성/김인규 특파원(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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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팔린 경찰 도덕성/김인규 특파원(브라질)

입력
1993.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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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뇌물받고 탈옥수 마약왕 체포안해 지난해 7월 엔비가도 특별감옥을 탈출, 브라질에 잠입했던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코바르는 브라질 군경간부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고 체포를 면했던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리우 데자네이루 빈민촌 비가리우 제라우에서 발생한 30여주민 집단 살해사건의 용의자로 검거된 전군경상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빈민촌 살해 사건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리우 데자네이루 지방법원의 마리아 루시아판사(여)는 학살사건의 용의자중 한명인 전군경 상사 이반 바르보사 리마가 이같은 사실을 자백했다면서 관련 군경 간부들을 곧 소환할것이라고 밝혔다.

 이반 상사에 의하면 콜롬비아 마약왕은 특별감방을 탈옥한뒤 리우 데자네이루로 잠입, 연말께 리우의 카부 프리우에 은신해 있었으나 곧 브라질 군경당국에 발각됐다.

 그러나 리우의 군경 서장 에우손 캄펠루가 파블로를 직접 만나 체포하지 않는 조건으로 1천만 달러를 받은뒤 이 돈을 다른 2명의 서장등과 함께 나누어 가졌다는것이다.

 이에대해 에우손서장은 자신이 파블로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곳을 수색하도록 명령한 사실은 있지만 그를 직접 만나 돈을 받았다는것은 터무니없는 모함이라고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민경 감찰관 알바루 루이스 핀투와 리우주 출신 하원의원 에이르 라랑제리아가 또 다른 경로로 군경간부들이 파블로를 체포하지 않는 조건으로 거액을 받아챙겼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브라질 경찰의 도덕성이 또다시 따가운 여론의 질타를 받게됐으며 콜롬비아와의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브라질리아 주재 기예르모 알베르토 곤살레스 콜롬비아대사는 최근 마우리시우 코테아브라질법무장관을 만나 진상규명과 함께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또한 빈민촌 학살사건 범인들은 사건수사 책임자인 군경 중령 와우미르 브룸을 살해하려 했던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학살범들은 와우미르중령의 철저한 수사활동으로 정체가 드러날 위험을 느끼자 중령을 살해하기로 하고 그의 사무실 건너편 약국에서 저격하기로 구체적인 실행계획까지 짰다는것.

 그러나 학살사건에 가담한 31명의 군경 및 민경중 29명이 전격 구속됨에 따라 이 계획은 불발로 그쳤다.

 이들은 경찰이 관련된 범죄는 대부분 형식적인 조사활동을 벌이다 흐지부지되는 관례와는 달리 와우미르중령이 워낙 철저하게 수사해 이러한 범행계획을 세웠다고 진술한것으로 알려졌다.

 리우에서는 파블로가 경찰간부의 비호아래 리우의 삼바축제까지 즐기며 여유있는 은신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만큼 유언비어 정도로 취급돼 왔는데 사실로 드러난것이다.

 「큰 사건뒤에는 언제나 경찰이 있다」는 브라질의 속설이 근거없는것이 아니라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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