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는 엽기적살인 잇달아/억압스트레스 폭발 우발범행 일본의 범죄발생률은 선진국 최저수준이다. 최근 발표된 93년도 범죄백서에 의하면 지난해 일본의 형사범죄 발생건수는 약2백36만건으로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이 다른 선진국 2만5천건의 절반수준인 1만4천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들어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잇달아 발생, 일본인들을 당혹케하고있다.
지난 8월초 초고속열차 노조미에서 40대의 중년남자가 20대 청년에게 칼로 난자당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범인은 전혀 모르는 희생자에게 조용히하라는 말을 한후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휘둘렀다는것이다. 또 하나의 사건은 지난7일 도쿄 이타바시(판교)구에서 발생했다. 33세의 직장여성이 조깅을 하던중 난데없이 등뒤에서 날아온 화살에 맞아 중상을 입은것이다. 범인은 집밖이 시끄러워 아무곳에나 대고 활을 쏘았다고 진술했다.
돈을 겨냥한 유괴살인사건이야 전세계가 모두 비슷하지만 특이한것은 노조미호 흉기난자사건과 화살사건이다. 아닌 밤중에 날벼락격인 이런 사건의 범인을 일본에서는 「토리마」라고 부른다. 길을 가다 만난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마귀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전철을 타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아무런 이유없이 다가오는 열차에 밀어넣거나 사소한 말싸움끝에 사냥총으로 상대를 죽이는등의 충동범죄가 많은데 이것 역시 「토리마」에 속한다.
이러한 종류의 범죄는 일본 사회분위기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일본인들은 대체로 친절하고 예의바르다. 도쿄의 거리에서 일본인들이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모습은 좀처럼 목격할 수 없다. 이른바 혼네(본음:본심)는 화가 나더라도 다데마에(건전:외양)로는 꾹 참고 웃으면서 대하는것이 체질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쌓일대로 쌓이게 마련인 스트레스를 해외여행, 가라오케등에서 풀기도 하지만 그같은 해소과정에 중대한 차질이 생길 경우 드디어 폭발, 이상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