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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 감싸는 “온정의 손길”/어머니자원봉사자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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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 감싸는 “온정의 손길”/어머니자원봉사자모임

입력
1993.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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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양로원 필요한곳 어디라도” 21일 상오10시 서울관악구남현동 1083의 29에 위치한 상록보육원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들었다.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부모없는 아이들의 점심을 만들어주기위해 찾아온 4명의 주부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보육원 원장등 관계자들과 간단하게 인사만 나누고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보육원 아이들의 식탁에 오를 오이소박이와 콩나물무침을 만들기 위해 오이와 콩나물을 다듬는 주부들의 손길이 바쁘다.

 『저도 남매를 기르고 있는 엄마입니다. 남매에게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귀중한가를 잘 압니다. 엄마를 모르고 자라는 이 아이들을 볼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릅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해줄수 있는것은 고작 식사준비와 따뜻한 말한마디, 손길 한번주는 정도이지만 아이들에게 엄마 못지않은 정을  느끼게 해줄수 있다면 그보다 더 바랄것이 없겠습니다』

 주부자원봉사자 이정미씨(37)의 말이다. 이씨를 비롯해 이날 보육원을 찾은 주부자원봉사자들은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주부모임인 「어머니자원봉사자모임」의 회원들. 지난 3월 사회복지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의 하나인 정해복지연구회를 통해 8명의 주부가 알음알음으로 모여 주부들만의 자원봉사자모임을 만들었다.

 강소자씨(50)는 『올해로 아이들을 모두 대학에 보내고 난뒤 이제 나도 내 할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져오던 때에 어머니자원봉사자모임 이야기를 듣고 주저없이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씨는 『그동안 보육원, 양로원과 장애복지시설을 돌아다니면서 너무나 반가워하고 즐거워하는 고아들과 노인들, 그리고 장애인들을 보면서 이것이 내가 그토록 하고 싶어하던 「내 일」이라는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박창희씨(57)는 5년째 자원봉사활동을 하고있다. 88년부터 「사랑의 전화」에서 밤10시부터 아침8시까지 꼬박 밤을 새우는 철야 전화상담역을 지금까지 고집해오고 있다.집에만 있었으면 평생 두 아이만 키운 엄마로 머물렀을것이란 박씨는 어머니자원봉사자모임외에도 현재 성심복지관에서 일주일에 한번 청소년상담을 자원해서 하고있다.

 『청소년을 상담하다보면 결손가정의 아이들일 때가 많습니다. 한참 이야기하다보면 나를 마치 자신의 어머니인것처럼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으며 눈물까지 흘리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어머니자원봉사자모임이 상록보육원을 방문한것은 이번이 처음. 그동안 지체장애어린이들의 재활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이 재활시설이 지방으로 이사가 봉사활동장소를 옮기게 된것이다.

 회장일을 맡고있는 이진범씨(41)는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다 도맡다보면 몸과 마음의 여유를 내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들을 찾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힘닿는데까지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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