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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같은 남편」들 희생·사랑요구 등쌀에/아내들이 멍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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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같은 남편」들 희생·사랑요구 등쌀에/아내들이 멍들어간다

입력
1993.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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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경조사 등 집안일엔 무관심/“TV채널 돌려달라” 마치 몸종 부리듯/“가사에 충실하라” 주부취미활동 반대/아내 관심 끌기위해 응석·투정·꾀병도/“정신적 지체현상”… 호응말고 단호한 태도 보여야마치 어린이가 어머니에게 무한의 보살핌을 요구하듯 자신의 편의를 위해 아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을 요구하는 남편들이 많다. 이같은 「큰애기 남편」을 둔 덕에 아내들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있다. 한국부부문제연구소의 「부부관계의 유형조사」에 의하면 직장남성 3백명 가운데 82%가 「아내에게 어머니같은 감정을 느낀적이 있다」고 응답해 「큰애기 남편」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를 실증하고 있다. 이들 「큰애기 남편」으로 아내들이 받는 고통 가운데 가장 먼저 피부에 와 닿는것은 남편의 몸종노릇을 하며 신체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편이 집에 있는동안 먹을것 만들고 잔심부름 하는것을 제외하고는 아무일도 못합니다. 잠깐 틈을 내서 신문이라도 볼라치면 이번에는 TV채널까지 돌려달라고 해요』

 주부 전영수씨(32·서울 도봉구 도봉동 555)의 이같은 불평은 아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것이다. 전씨를 포함한 많은 아내들은 때때로 몸종노릇을 거부해 보기도 하지만 이 경우 대부분의 남편들은 「돈을 벌어다주는 가장을 위해 이 정도도 못해주느냐」며 떼쓰는 아이처럼 투정을 부려 아내를 굴복시키고만다.

 「큰애기 남편」은 일반적으로 집안일에 아주 무능하다. 아이교육문제나 집을 매매하는 일, 부모의 생일을 챙기는 일등 모든 집안의 대소사가 주부몫이다. 실제로 여성신문의 최근 「화이트 칼라의 스트레스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가장과 아들로서 집안에서 맡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31.2%만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이같이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않는 남편은 만약 결과가 만족할 수준이 못되면 즉시 모든 비난을 아내에게 돌린다.

 『얼마전 아이가 다쳤을때 뒤늦게 병원에 온 남편이 무조건 비난만 퍼붓는 바람에 몹시 당황하고 허탈했다』는 학원강사 백모씨(29·여)는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집안일에 무관심한 남편일수록 아내의 책임을 물을 때는 더욱 가혹한것 같다』고 말했다.

 유아기적인 정신상태에서 벗어나지못하는 「큰애기 남편」들은 매우 이기적이다. 아내의 건강이나 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것은 물론 심지어는 자신에게 바쳐져야할 아내의 노력이 자녀에게 돌아가는것에도 질투를 느낀다.

 S증권사 과장 장모씨(38)는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아내가 아이에게 매달려 나를 돌보아주지 못하자 은근히 화가 났다』며 『아내의 관심을 끌려고 꾀병을 부린적도 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전적으로 이기적인 남편을 위해 희생하다보면 아내의 자기생활은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자기를 실현하기위해 직업을 갖는다든지 취미활동을 하면 남편들은 쓸데없는 곳에 힘을 낭비하지말고 집안에 충실하라고 명령하게 마련이다. 물론 여기서 집안이란 남편자신을 말한다.

 박묵희신경정신클리닉의 박원장은 이같은 「큰애기 남편」을 『유아기적 의존본능에서 탈피하지못한 비정상적인 성격소유자』라며 『경직된 사회를 살아가야하는 남성들이 정서적인 안식처로 택하는 여러 행동 가운데 한가지라고 보면 옳을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정신적으로 지체현상을 보이는 남편들에 대해 아내는 호응해 주지말고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고있다.【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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