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베른하르트 한우 리 한독상공회의소 부이사(내가본 한국 한국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베른하르트 한우 리 한독상공회의소 부이사(내가본 한국 한국인)

입력
1993.10.25 00:00
0 0

◎개인 생명가치 위에선 사회/안전투자 미흡… 잇단 참사불러 한국은 희망의 나라이고 무한한 가능성과 위대한 잠재력을 보유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적어도 내가 목격한 15년동안은 급속한 발전을 거듭했다. 빠른 속도의 진행에는 언제나 부작용이 따르는 법인데도 한국에서는 그런 문제점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은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회의 모든 총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원동력이 오늘의 한국을 있게한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렇게 급속한 발전을 계속해나가는 과정속에는 선진국가들과 크게 다른 점 한가지가 있다.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개인의 생명가치를 너무 낮게 생각한다는것이다.

 얼마전 목포에서 비행기 추락사고가 있었을때 사고원인으로 공항의 활주로가 비행기종에 비해 너무 짧다는 지적이 대두됐다. 건설비를 줄이기 위해서, 완공일자를 앞당기기 위해서 건설업자들은 대형사고가 날지도 모르는 위험한 공항을 만들었던것이다. 개개인의 생명의 가치를 높게 생각했더라면 이렇게 불완전한 활주로를 만들지는 않았을것이다.

 며칠전 서해훼리호 침몰사건도 승객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은 데에서 비롯됐다. 정확한 기상예보를 할수있는 시설이 없었고 또한 관련 관청의 공무원들도 승객들의 생명의 가치를 낮게 생각했기 때문에 노후한 배의 운항을 허락했던 것이다. 

 이와같은 대형사고가 일어나면 언론의 집중취재를 통해서 원인이 규명되고 대비책을 강구한다고 법석을 떨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귀중 한 생명이 희생될지도 모르는 공사현장이나 공장에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하철공사 현장에서 감독으로 일한 한국인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한 지하철구간을 건설하는데 거의 예외없이 사고로 희생되는 사람이 생긴다는 말을 들었다. 더구나 공사비 예산을 잡을때 건설회사들은 사고관련 비용을 미리 예산에 상정해 놓는다는것이었다. 그 친구의 말이 사실이라면 공사현장에서의 근로자들 생명의 가치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것이란 말인가. 

 선진국에서는 공사중 한사람이 사고를 당하면 그 사고현장에서는 상당기간 작업을 못하게 되어있고 철저한 원인규명뒤에 안전시설을 완벽히 보완한 다음에야 작업이 계속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공사중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해도 작업을 중단하는 일은 거의 보기 힘들다.

 물론 산업발전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의 희생이 요구되는것은 있을수 있는일이다.하지만 그것이 개개인 생명으로 연결되어선 곤란하다. 개개인 생명의 가치보다 사회에서 우월한것은 없기 때문이다. 또 그런 사회가 참된 발전을 할수 있는 사회이다.

 신한국 창조에 나선 새정부는 생명의 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하는 정책들을 펴나가야 할것이다. 산업안전 공공시설의 안전 대중교통 수단의 안전을 위해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