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전체 피의공포… 피난민 행렬 중앙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부룬디에서 21일 일어난 군부 쿠데타로 멜시오르 은다다예대통령(40)이 쿠데타군에 피살된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부룬디 고위관리들과 르완다 국영방송이 전한 은다다예 처형설은 뿌리깊은 종족갈등의 피바람이 다시 한 차례 이 나라를 휩쓸것임을 예고하는것이다.
은다다예는 이 나라 인구의 85%를 점하는 후투족 출신으로 지난 6월 자유총선에서 승리, 건국 후 31년간 줄곧 소수종족인 투치족이 잡고 있던 정권을 넘겨 받아 최초의 민간 정부를 이끌어왔다. 이번 쿠데타군은 투치족 세력이며 따라서 은다다예의 죽음은 후투족의 거세를 뜻한다.
후투족과 투치족간의 대립은 벨기에령 르완다 우룬디가 62년 르완다와 부룬디의 2개 나라로 분리 독립하기 전까지 벨기에가 소수종족인 투치족을 이용해 식민통치를 해온데서 비롯됐다.
독립후 르완다는 후투족에 정권이 넘어갔지만 부룬디는 투치족이 계속 권력을 장악, 후투족의 반발이 이어졌다. 후투족은 65, 69, 72, 88년 수차례 무장봉기를 일으켰다가 수천명이 정부군에 학살됐다.
이번 쿠데타로 인구 5백60만의 이 나라는 이미 피의 공포로 뒤덮여 피난민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는것으로 전해졌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백20달러 밖에 안돼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가난한 축에 드는 이 나라는 그동안 벌써 4차례의 쿠데타를 경험, 정정불안 역시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보다 심한 편이다. 최초의 민선정부인 은다다예정권은 그래서 더욱 값진것이었으나 끝내 침몰하고 말았다.
이번 쿠데타는 최근 3년간 사하라 사막아래 검은 아프리카를 적시고 있는 민주화로 가는 도미노물결에 또 하나의 작은 굽이를 만들것으로 전망된다.【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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