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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리호침몰 2주… 인양 지지부진/아직도 5명은 실종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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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리호침몰 2주… 인양 지지부진/아직도 5명은 실종상태

입력
199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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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요동… 설악호안전 더 문제/선체 올리기작업 엄두도 못내 서해훼리호 침몰참사가 24일로 2주가 됐으나 아직도 정확한 승선자수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채 추정승선인원중 5명이 실종상태이다. 군경합동구조단은 지난 17일 재침몰한 선체인양을 위한 준비작업을 벌이다가 23일 0시를 기해 서해중부 먼바다에 폭풍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해상작업을 중단했다.

【인양함 설악호선상에서 박종우기자】 21일 이른 아침  시신수색작업을 위해 군산항을 출발한 해경 261함이 외항을 벗어나자마자 선수에는 거센 파도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 배가 설악호에 접안을 시도하던 상오9시께 이미 서해남부 전해상에는 폭풍주의보가 발효되고 있었다. 이날 설악호를 찾은 기자들은 군산으로 돌아갈 배편이 없어 주의보가 해제될 때까지 꼼짝없이 배에 갇혀 있어야 했다.

 구미함을 비롯한 해군 함정들, 해경경비정과 위도· 격포항의 어선들이 모두 위도 남쪽과 파장금항으로 피항해버려 사고해역에는 설악호만이 남았다.

 밤이 깊어지자 파도는 점점 거세어졌다. 거대한 설악호도 서해훼리호를 집어삼킨 임수도 근해의 파도 앞에는 추풍낙엽이었다. 선원 27명과 해군파견장교, 항만청 파견관, 기자 2명등 31명의 승선자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황운택선단장은 설악호를 네 군데서 지탱하고 있는 닻이 끊어질까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이 정도 기상이면 당연히 피항을 해야 하는데, 서해훼리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고…』

 22일 해가 뜨자 바람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새벽에 파도가 잠잠해진 틈을 타 구미함으로부터 3대의 고무보트 조디악이 돌아왔다. 와이어로프 주위에 뛰워놓은 부이에 정박한 조디악보트는 3∼4의 파도속에서 물속을 연신 들락거려야 했다. 세찬 바람이 부는 가운데 3명의 해군해난구조단원이 실린더를 메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밤사이 서해훼리호가 심하게 흔들리지 않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아침 해상기온은 체감온도가 영하10도 가까워져 있었다.

 상오10시가 되자 바다가 잠잠해지면서 주의보가 해제되고 해상에는 하나 둘 피항했던 선박들이 다시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오1시 설악호에서는 해군, 해경, 항만청 관계자들이 모여 선상대책회의를 열고 재인양작업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기상이 계속 나쁘자 항만청관계자들은 고사라도 지내기로 했다. 하오5시 예인선 황룡호가 격포항에 나가 준비된 돼지머리와 고사떡을 싣고 왔다. 해질녘 갑판에서 고사가 한창 진행될 무렵 바다는 다시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날 아침 군산비행장에서 이륙하던 해군 헬기가 추락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저녁식사 시간에는 말을 꺼내는 사람도 없었다. 밤이 깊어지면서 좌현에서 쳐오른 파도가 45 넓이의 갑판을 휩쓸더니 하오9시께 4개의 닻중 선수우현의 닻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끊어져 나갔다. 나머지 닻을 연결한 체인도 끊어지면서 설악호는 망망대해로 떠밀려갈뻔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파도가 더 거세지지는 않았다.

 23일 하오현재 설악호 주위에는 계속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관계자들은 만48시간이상 기상이 안정돼야만 재인양 작업이 가능하며 현재는 서해훼리 재인양보다 설악호의 안전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군산=이영섭·김관명기자】 서해훼리호의 추정 승선자수가 유가족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경국)가 주장하는 3백62명에 접근하고 있다.

 17일의 1차 선체인양과정에서 77구가 무더기로 발견돼 실종신고자 대부분의 신원이 확인되고 18일에 17구, 19일에 11구의 부유시신이 발견돼 실종자가 8명으로 줄었으며 이중 장모씨(32·울산)의 승선가능성이 희박해 비대위는 19일밤 실종자를 7명으로 정정했다.

 이어 20일 김학수씨(33), 22일에는 정해용군(2)의 시신이 각각 인양돼 실종자 수는 23일현재 5명으로 줄었다. 추정승선인원은 백운두선장(56)등 승무원 7명 전원을 비롯한 사망확인자 2백87명과 생존자 70명등 모두 3백62명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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