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관리·주지사 등 방문 러시/내달 클린턴강택민회담 전망도/인권·교역연계 「자존심대립」은 여전 미국과 중국간에 다방면에 걸친 「방문외교」가 최근들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16일부터 21일까지 마이크 에스피미농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으며 이보다 앞서 존 새루크미국무부 인권및 인도주의 문제담당 차관보가 중국의 인권실태등을 조사하고 돌아갔다. 이밖에도 올연말까지 버지니아 미주리 아이오와 매사추세츠 위스콘신 네브래스카등 미국 6개주 주지사들이 중국을 방문했거나 방문할 예정이다. 에스피농무장관은 클린턴 행정부 출범이후 중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관리이며 미국 주지사의 방문은 천안문사태이후 8월까지 단 한명의 미국 주지사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던 사실에 비추어 볼때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미국의 일방통행식 방문만 있는것이 아니다.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은 내달 19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중국측은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지만 이 회담기간중 클린턴과 강택민간에 「직접 대면」이 이루어질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방문외교의 급증은 79년 양국수교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미중간의 불편한 관계를 마냥 방치해둘 수만은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것으로 평가된다.
클린턴 행정부 출범이후 미중간의 관계가 악화된 직접적 원인은 바로 인권과 교역을 연계했기 때문이다. 미사일기술의 제3세계 수출 및 핵실험재개문제등도 양국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구실을 했지만 이들 사건은 1회적이거나 그 파장이 광범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권문제는 비록 추상적이기는 하나 최혜국대우(MFN) 갱신이라는 실제적인 교역문제와 결부되어 있기때문에 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항상 날카롭다.
새루크차관보는 20일 중국방문을 끝내고 『인권문제에 앞으로 변화가 없다면 내년 6월 클린턴대통령은 중국에 MFN지위를 갱신해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클린턴 행정부의 관리로서는 처음으로 티베트를 방문, 수감중인 정치범과도 면담한 새루크는 6월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아무런 인권 개선도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측의 강경입장을 재확인한것이다.
이에대해 중국측은 여전히 교역분야에서는 어떠한 조건도 붙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인권공세를 두고 인권문제에 관한 미국측의 가치관을 중국에 강요하려는 「패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측 통계에 의하면 9월까지 중국과 미국간의 교역총액은 1백79억8천만달러이다. 중국에 미국은 일본·홍콩에 이은 제3위의 교역 상대국이다. 또한 상호이익에 기초한다고는 하지만 미국과의 교역에서 중국이 크게 무역흑자를 보고있는것도 사실이다. 중국이 내전에 간섭하려는 패권주의적인 자세라고 비난하면서도 미국의 인권담당차관보에게 티베트의 정치범을 제한된 상태로나마 만나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그의 방중에 의미를 부여하는것도 이러한 속사정 때문이다.
클린턴 행정부 출범이후 첫 미중회담인 시애틀회담에서도 MFN을 둘러싼 인권과 교역문제가 논의의 핵심이 될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선개선 후연장」을, 중국은 「선보장 후개선」의 카드를 내보일것으로 짐작된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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