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낮 12시부터 서울 종로1가 제일은행본점앞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핵폐기물 투기 규탄 시민발언대」가 열렸다. 전날 러시아대사관앞에서 시민단체들과 동해 핵폐기물 투기 항의집회를 가진 환경운동연합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주최측의 집회 배경설명이 있은 뒤 이 단체 노래단의 공연이 뒤따랐다. 「안돼 안돼 절대 안돼 핵폐기물 절대 안돼」 「핵발전소 절대 안돼」 「산성비」등의 노래로 집회의 성격을 알려 지나가는 시민들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이어 시민들의 발언이 시작됐다. 안양에서 온 두 아이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주부는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알고 있었던 러시아의 동해핵폐기물 투기를 우리 정부가 몰랐을 리 없다』며 정부의 방관자적 태도를 비난했다. 한 남자 대학생은 『뒷북만 치는 정부는 앞으로 새로운 태도를 보여야 할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 우리 환경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건축노동자라는 30대 남자는 『도대체 정부는 뭘 하고 있었는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들 앞에서 시민들은 선 채로 귀를 귀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수는 불과 20여명이었다. 뒤에서도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등을 돌린채 주최측이 내건 10여장의 핵피해사진을 들여다 보다 곧 자리를 뜨곤했다.
주최측의 호명에 따라 앞으로 나온 6∼7명의 시민들이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계속했다. 주최측이 동원한 관련단체 회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점심 때여서 종로네거리인 이곳은 언제나처럼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대다수가 주최측이 나눠주는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유인물을 받아든 채 잠깐 고개만 돌렸다 그냥 지나갈 뿐이었다. 유인물은 『이제 국민 모두 핵불감증에서 깨어나 우리 생명을 지켜내는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하자』고 호소하고 있었다.【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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