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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위험 “만재”… 터졌으면 “대형”/유화공장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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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위험 “만재”… 터졌으면 “대형”/유화공장도 불안하다

입력
1993.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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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보험사선 “계약파기”경고까지/설비 낡고 탱크간거리도 짧아/사고나면 연쇄폭발가능성 커 석유화학공장도 불안하다. 많은 인명피해를 낸 대형사고가 잇따라 발생, 사회 전반의 종합안전진단이 필요한 시점에 외국에서 먼저 우리나라 석유화학공장의 안전문제를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석유화학공장은 화재 폭발 독성물질 누출등 종합적인 대형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위험지대인데도 아직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경고이다.

 세계최대 재보험회사의 하나인 영국 시그나사는 이미 지난9월 우리나라 석유화학업체들의 사고발생률이 높다는 이유로 안전기준강화와 위험관리체제 정비등을 요구하고 요구조건이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보험인수계약을 파기하겠다고 경고했다.

 노동부자료에 의하면 현재 중대산업사고의 개연성이 있는 위험화학설비를 보유한 국내 석유화학공장은 2백84곳으로  사고가 날 때마다 근로자뿐만 아니라 인근주민 및 환경에까지 엄청난 피해를 준다는점에서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은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위험설비간의 거리가 너무 짧고 설비는 낡았는데도 안전관리투자가 미흡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격거리가 짧을 경우 연쇄폭발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도 연간 매출액 1조원이 넘는 국내굴지의 석유화학업체인 H사의 경우 생산시설과 위험물 저장탱크설비간의 이격거리가 20밖에 되지않아 선진국 40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전체 2백84곳중 58%인 1백66곳이 이미 10년이상 가동중이며 울산(48곳) 여천(22곳)등 바닷가에 위치한 공장이 많아 기후특성상 노후·부식화된 설비가 다수인데도 안전시설투자는 부족하다는게 노동부관계자의 분석이다.

 국내 석유화학공장의 사고발생이 최근 급증함에 따라 외국의 재보험회사들은 우리나라와의 계약을 악성 물건으로 분류, 보험인수를 기피할 정도인데 외국 재보험회사들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로부터 징수한 보험료와 지급한 보험금간의 비율인 손해율은 90년 89%에서 91년 1백55%, 92년 2백9%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90년에는 1백27억원의 보험료를 받아 1백14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으나 92년에는 2백23억원을 받아 4백67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한것이다.

 산업안전전문가들은 『석유화학공장은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안전시설이나 안전의식이 높은 편이나 선진국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다』며 『한 차례의 사고가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특성상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치밀함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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