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업종 과감히 도려내기 확산 「포기도 전략이다」
경쟁력을 상실한 업종을 포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더 이상 경쟁이 안되는 상품이나 업종에서 과감히 손 떼고 새로운 유망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경영」의 하나다.
기업들의 이같은 새로운 움직임은 「바늘에서 선박까지」 여러가지 상품을 수출하고 있는 종합상사나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전자업체등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 기업들의 업종 도려내기, 즉 전략적 포기경영은 사내도산제 도입, 분사화, 업종 매각, 중소기업이양, 지분철수, 부서폐쇄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카메라사업을 현대전자에 넘겼던 금성사는 최근 복사기 생산도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가스보일러사업을 포기한데 이어 카셋등 소형전자제품의 생산을 중소기업에 넘겼고 대우그룹도 중국 복주냉장고 공장에 투입했던 지분을 빼냈다. 럭키금성상사는 중국 북경에 벌여놓았던 완구공장의 경영에 더 이상 참여치 않기로 했다.
기업들의 업종 도려내기는 수출기업인 종합상사에서 가장 활발하다. 삼성물산은 3년 계속 적자를 내는 품목은 담당 부서를 폐쇄하는 사내도산제를 도입하고 가방 완구등의 수출을 중단했다. 삼성은 또 전망이 어두운 피혁팀등 일부부서를 흡수통합해 포기를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주)대우는 여성의류팀을 따로 떼어 별도 법인으로 운영토록 했다. 럭키금성상사는 신발 완구 피혁 의류수출팀을 축소하고 선경은 조만간 3∼4개품목의 수출부서를 정리할 계획이다.
이밖에 서통석유화학은 적지않은 자금을 투입해 온 폴리프로필렌사업을 장래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고 제일합섬과 고합 선경인더스트리등은 일부 직물사업을 중소기업에 이양했다.
이처럼 경쟁력을 상실한 업종의 경영을 포기하는것은 「크게 곪은 곳은 도려내는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국내 산업구조의 전반적인 재편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개방이나 기업의 국제화 진전등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경영환경으로 미루어 기업들의 이같은 전략경영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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