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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보다 미래지향관계 모색/내달 6일개최 한­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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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보다 미래지향관계 모색/내달 6일개최 한­일 정상회담

입력
199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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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불균형,경제논리 접근/북핵­러핵폐기 대응 등 폭넓게 논의 호소카와 일본총리의 내달 6일 방한에 따른 한일정상회담은 양국의 새로운 「미래지향적 관계」 모색에 중요한 계기가 될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과거에 몇차례 있었던 양국 정상회담과는 의미부터 다르다. 한국에 30년만에 문민정부가 출범했고 일본에서도 40여년만에 비자민 정부가 들어섰다. 두나라 모두 개혁을 추진하고있는 시점에서 첫 대면을 한다는 뜻도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이와 관련, 20일 일본 언론사 정치부장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의 당당하고 정통성 있는 정부와 일본국민이 새로 선택한 정부의 정상이 만나는것이 양국 국민에게 새롭고도 뜻깊은 인상을 주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양국 정상회담은 오는 11월 미시애틀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 지도자회의때 갖기로 양국 정부간에 원칙적 합의를 보았었다. 그러나 호소카와총리가 제3국에서 첫 대면을 갖는것 보다 그 이전에 방한하고 싶다는 뜻을 이달초 밝혀왔고 김대통령도 이를 쾌히 받아들였다.

 김대통령은 일정치부장들에게 당시 호소카와총리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히고 『양국관계는 지도자간 우정이 중요하다』며 『지도자간에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함으로써 벽을 헐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자는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뜻을 살리기 위해서도 이번 호소카와총리의 방한은 국빈방문이 아닌 실무방문으로 이뤄진다.

 사실 양국사이에 현재 시급히 해결해야할 현안이 있는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간에 호감을 갖고 있는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눔으로써 「묵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전기를 마련하자는 뜻이 이번 정상회담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호소카와총리는 이번 방한때 다시한번 입장을 밝힐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이와 관련, 누차 『과거에 매달리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말로 밝히면 된다』고 말해왔다. 프랑스와 독일이 흔쾌히 유럽 대통합에 나서고 있는것이 독일의 솔직한 과거 잘못 인정에서 가능했던것처럼 일본도 대승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한일관계 역시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는것이다.

 김대통령은 양국간 경제문제도 미래지향적 관계를 제시, 과거와 같은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서 당당히 풀어가겠다고 밝혀왔다. 

 결국 과거사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감정적 대립이나 양국관계 증진에 장애가 되지않도록 합리적이고 협력적인 방법에 의해 원만하고 신속한 해결을 도모하겠다는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그 분위기 조성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오히려 현안으로 러시아가 핵폐기물을 동해에 버리는 행위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이 논의된다. 이와 함께 북한 핵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도 당연히 있을것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와 관련해 일본의 새정부가 남북한 문제 및 일·북한 관계정상화 교섭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 일단이 드러날것으로 보인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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