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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수·합병」득실논란/「기아주파문」으로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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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수·합병」득실논란/「기아주파문」으로 가열

입력
199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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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개발·경쟁력 강화 등 장점/대주주 경영권 스스로 보호를/찬/「기업사냥」악용 경영의욕 찬물/재벌 경제력집중 심화 가능성/반/선진국선 활성화… 현행규정 보완은 불가피 삼성그룹의 기아자동차 주식매집파문으로 기업인수·합병(M&A)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번 파문으로 M&A 자체가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부도덕한 「기업사냥」정도로 왜곡되고 있어 시장원리를 통한 산업구조조정이 실기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증권계와 재계에 따르면 매집파문이후 M&A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데다 정부에서도 대주주의 경영권보호대책을 검토하는등 국내 M&A시장이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그러면 M&A는 과연 나쁜것이며 대주주의 경영권은 더 보호받아야 할까.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역기능과 순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활용하기 나름』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구조를 노동집약산업에서 기술집약산업으로 빠른 시일내 발전시켜야 하는 입장인만큼 M&A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경영권을 보호하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는 『삼성그룹의 매집에서 보듯이 아직까지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 경영권이 위협받는다. 여기에 대주주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가 철폐되고 M&A까지 활성화되면 재벌중심의 경제 력집중이 오히려 심화될것』이라고 반론을 펴고 있다.

 대표적인 대주주 경영권보호장치는 상장회사주식소유제한제도와 「위장분산지분」이다. 대주주1인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은 지분율이 10%를 넘지 못하도록한 규정인데 정부는 내년7월부터 이를 철폐하기 위해 법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또 「위장분산지분」역시 실명제로 「위력」이 떨어져 대주주들이 경영권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장회사 대주주는 우선 자신이 스스로 경영권을 방어해야 한다는 게 증권계의 중론이다. 상장기업은 대주주 소유라기보다는 주주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행 M&A 각종 규정에 허점이 많은 만큼 재벌의 경제력집중이 심하고 재벌 계열 기관투자가들이 많다는 특수성을 감안해 보완되어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M&A는 두개이상의 기업이 하나로 합치는 합병(Merger)과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주식매수등을 통해 경영권을 차지하는 인수(Acquisition)의 합성어다. 미국의 경우 그동안 19세기말, 20년대, 50∼60년대, 80년대이후등 4차례에 걸쳐 M&A붐이 있었다. 4차례 모두 경제환경이 급변, 산업재편이 활발하던 시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80년대에는 유럽과 일본등으로까지 확산됐는데 90년 한해동안 미국에서는 1천9백여건, 일본에서는 7백50여건이 성사됐다. 최근에는 일본과 EC(유럽공동체)제국의 기업들이 무역장벽 극복과 생산시설 및 판매망 확보라는 경영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89년 일본 소니사의 미국 메이저 영화사인 컬럼비아영화사 인수와 91년 미국최대 통신회사인 AT&T사의 대형컴퓨터회사인 NCR인수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점은 다른 기업의 생산시설등을 바로 활용, 경쟁력을 일거에 향상시킬 수 있고 「외국거점」확보, 무역장벽을 뚫을 수 있는 점등이다. EC기업들이 항공산업과 반도체산업등 대규모 연구 및 설비투자가 필요한 업종을 M&A하고 있는것도 미국과 일본기업에 뒤떨어진 산업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한것이다.

 반면 종업원의 해고나 전근이 증가하고 연구개발투자나 설비투자에 소홀해지는등의 단점이 있다. 특히 회사경영권보다는 주가차익만을 노리는 「기업사냥」은 기업경영의욕을 좌절시킨다는 점에서 해악에 가깝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상보다 M&A사례가 많지만 M&A다운 M&A는 전무하다. 대부분 국제그룹해체나 해운업체 통폐합같이 정부가 주도하거나 그룹차원에서 「식구」(계열사)들을 「교통정리」(통폐합)하는등 특수한 형태였다. 단지 삼미가 캐나다 철강회사인 아틀라스사를 인수하거나 M&A중개기관(KTB컨설팅등 3개 전문회사와 일부 증권사)을 통해 사전에 인수 또는 합병에 동의하는 「호의적인 M&A」가 몇건 있을 뿐이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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