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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핵폐기 61년이후 2만톤/러시아·구소각국 핵폐기물 처리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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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핵폐기 61년이후 2만톤/러시아·구소각국 핵폐기물 처리실태

입력
1993.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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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하천에도 방류… 오염 심각/시설·예산핑계… 안전처리 “포기” 러시아와 구소각국의 방사능오염과 핵폐기물처리가 다시 관련각국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지난17일 국제적 비난여론을 무릅쓰고 액체핵폐기물을 동해에 투기함으로써 핵폐기물처리 문제를 역설적으로 「국제화」시켰다.

 러시아는 현재 핵폐기물 처리시설과 예산의 태부족으로 국토가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채 핵폐기물을 마구 버리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91년 한해동안 러시아내 대소 원자력발전소에서 약2백건의 방사능 누출사고가 일어났던것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이가운데 4건은 심각한 수준이었던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에서 원전사고가 이처럼 빈발하는 이유는 대부분 시설이 노후한 RBMK형(체르노빌발전소타입)인데다 불충분한 보수와 조작자실수등 안전관리 수준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9개 핵발전소에 24개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11개 원자로를 가진 3개 발전소가 흑연감속·수냉식인 RMBK형이다.

 게다가 예산부족으로 장비의 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전문기술자들 마저 저임금등 이유로 직장을 떠나 이들 원전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모든 원전은 상당량의 고체및 액체 핵폐기물을 방출하고 있으나 이를 저장, 보관할 시설은 포화상태에 있다.

 러시아일간 스보드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를 포함, 구소각국의 원전내 핵물질 저장시설중 53.5%는 더 이상 핵폐기물을 저장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따라 러시아는 핵폐기물 매립장소를 찾고 있으나 적당한 장소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전이외에 핵실험실과 핵연료를 이용하는 기관들도 핵물질의 수송, 보관, 폐기물처리등에서 핵안전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무르만스크의 북해함대기지소속 한 공장에서는 핵잠수함 원자로에 사용됐던 핵폐기물을 컨테이너에 방치하는 바람에 8명의 수병이 방사능에 노출된 사건이 있었다.

 일부 핵연구소들은 구소련붕괴후 폐기물처리 비용이 없어 인근하천등에 불법적으로 내다 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요핵실험단지가 모스크바, 상트 페테르부르크, 드미트로브그라드등 인구밀집지역에 들어서있기 때문에 핵실험실에서 사고가 날 경우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핵미사일기지나 원자력잠수함등 군사시설내에서 일어난 핵관련 사고와 폐기물처리등은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정부가 지난4월 「핵폐기물처리에 관한 백서」를 발표하면서 러시아와 구소해군이 지난61년부터 수십년간 엄청난 양의 핵폐기물을 해양에 투기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 백서에 따르면 극동지역 해양에 버려진 핵폐기물만도 액체 폐기물이 1만2천3백㎥, 고체가 6천2백㎥이다.

 러시아 이외에도 구소각국의 방사능 오염과 핵폐기물처리실태를 보면 한 마디로 위험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유엔 개발기구(UNDP)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5월 빈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각국의 핵오염실태조사회의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리투아니아가 발트해연안에 고준위 방사능물질을 방치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18개월간 핵폐기물이 공식저장장소에 도착조차하지 않았다는것이다.

 카스피해는 하천을 통해 첼랴빈스크지역과 인근원전에서 흘러 들어온 폐기물로 방사능이 정상치보다 1백배나 높게 검출됐다. 구소련에서 50개이상의 RBMK형 원전에서 사용된 흑연감속막대를 폐기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UNDP의 라인하르트 헬므케국장은 『핵폐기물저장장소는 이미 꽉찬 상태이며 액체폐기물은 그냥 강에 방류하고 있다』면서 『CIS각국은 물론 인근국가주민들도 방사능에 노출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서방전문가들은 러시아등 구소각국의 방사능 오염실태를 정확히 조사해 대책마련을 위한 국제적 협조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러시아도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방사능에 의한 환경오염문제를 우선적으로 취급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번 오염된 환경을 복구하려면 엄청난 자금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핵폐기물 처리문제는 앞으로도 오랜기간 국제사회의 골칫거리로 남게될 전망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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