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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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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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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턴미대통령은 역시 명석한것 같다. 그는 역사의 교훈을 읽었다. 소말리아정책에서 무엇이 잘못된 줄을 알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그는 17일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소말리아사태개입에 잘못이 있었다』며 『탈냉전시대에 적합한 대외정책의 기초를 마련하려면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했다는것이다. ◆지도자에게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줄아는 결단력도 중요하지만 과오를 시인할줄아는 용기도 필요하다. 클린턴대통령의 오류는 유엔평화유지군에 적대행위를 보였다고해서 소말리아의 최강무장세력인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를 제거하거나 거세하는 군사작전에 역점을 두어 왔다는데 있다. 원래는 아이디드세력이 모가디슈주둔 유엔평화유지군소속 파키스탄군을 기습, 20여명을 사살함으로써 먼저 도발한것이지만 그렇다고 본래의 임무인 기근난민용 식량호송임무를 뒷전에 미뤄두고 아이디드 사냥에만 전념하는것은 잘못이라는것이다. ◆소말리아주둔미군은 아이디드무장집단을 과소평가했다가 한 기습작전에서 17명이 죽고 77명이 부상, 헬리콥터조종사 1명이 포로가 되는 모욕을 당했는데 결국 아이디드만 소말리아인들의 영웅으로 만들어준 꼴이 됐다. 또 언뜻 이해하기 힘든것은 내년 3월31일까지 미군의 철수시한을 결정해 놓으면서 미군을 증파한 것이다. 상처받은 강대국의 체면을 회복하자는것 같다.◆70년4월 닉슨미대통령의 캄보디아에 대한 2개월시한부 진군작전이 무엇을 남겼는가를 상기시켜 볼만하다. 당시에도 다음해 5월까지로 예정됐던 주월미군15만명의 철수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었다. 미국여론 가운데 「베트남 신드롬」(외국내전에의 개입, 희생초래에 대한 거부현상)은 여전히 강하다. ◆우리정부가 클린턴미대통령의 한국군증파요청에 어떠한 대응을 하고있는지 모르겠다. 특수우방관계를 고려, 노골적으로 「노」라고 말하기가 주저스러울지 모른다. 미국측이 없었던것으로 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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