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항의·재발방지 촉구키로/동해안 어업종사자 생계우려 러시아가 17일 동해안에 핵폐기물을 투기한데 대해 일본국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외무부도 러시아측의 진의파악에 나서는 한편 강력한 항의와 재발방지를 촉구키로 했다.
일본은 옐친대통령이 최근 방일, 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와 서명한 「도쿄선언」에서 핵폐기물처리에 관해서는 상호협의하여 처리하기로 약속한후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이 선언의 핵관련조항은 「쌍방은 방사성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세계적인 문제이며 특히 주변국의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수 있는 점을 확인하면서 이 문제를 일·러 합동실무그룹을 통해 긴밀히 협의하는데 동의한다」고 되어 있다.
일본국민들의 대러시아 불신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동해안 연안의 12개 부현 어민단체들은 자신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피해가 미칠것을 우려, 정부가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줄것을 요구했다.
니가타 어련의 히로사와(광택덕장)전무는 『이번 투기장소가 조업해역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보지만 소비자가 오염을 염려해 생선을 꺼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 동해산 생선의 가격폭락을 걱정했다.
또 아오모리(청삼) 야마가타(산형) 도야마(부산)현의 어협간부들도 『어업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생선을 즐기는 국민 모두의 문제』라면서 『옐친대통령이 돌아간지 3일만에 이런 일이 일어난것은 러시아가 일본을 깔보는 처사가 아니냐』고 비난했다.
러시아와의 교류를 추진하고 있는 니가타현의 히라야마(평산정부)지사는 『러시아의 얌체짓에는 일본의 경제지원 중단등 그에 상응하는 보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니가타의 시민운동단체인 「니가타 비핵네트워크」측은 『러시아의 핵물질관리는 심각한 상황에 있어 선진국의 기술원조가 필요하다. 안이하게 비판만 할것이 아니라 일본이 이 문제를 떠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번 투기는 원조를 요구하는 러시아측의 메시지로 해석하여 일본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할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러시아가 핵폐기물투기사실을 관계당사국에 사전통고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호소카와총리는 18일 앞으로의 정부대응에 관한 기자질문에 『현재 사실여부를 확인중에 있으며 사실로 판명되면 정식 항의할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17일 모스크바의 일본대사관을 통해 러시아외무부에 사실확인을 지시했으며 러시아측의 답변을 들은후 외교경로를 통해 항의하는등 대응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외무부성은 또 오는 11월 10일부터 이틀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방사성폐기물의 해양투기에 관한 양국합동회의에서도 이번 문제를 제기해 러시아측의 확실한 다짐을 받겠다는 각오다.
일본외무성내에는 이번 투기가 러시아정부측의 고의적인 행위가 아니라 옐친의 의사가 군부말단에까지 아직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분석도 있다. 방사성폐기물의 해양투기문제는 지난 12일의 옐친방일전에 양국의 실무차원협의에서 별도의 문서로 합의할 계획이었으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정상회담에서 호소카와총리가 이 문제를 언급한데 대해 옐친이 정치적판단으로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황급히 「도쿄선언」에 추가했던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구소련시대부터 중앙정부의 판단이 말단조직까지 도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옐친대통령의 일본방문전에 미리 세워졌던 투기계획을 이번에 군부가 예정대로 실행에 옮겼을것이란 추측이다. 따라서 러시아군부가 앞으로 핵폐기물의 처리에 어떤 자세를 보이느냐가 옐친대통령의 군부에 대한 영향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는 얘기다.【도쿄=이재무특파원】
◎그린피스는 어떤 단체인가/71년 설립… 세계 환경운동 주도
지난 17일 상오 러시아 해군이 홋카이도(북해도) 북쪽 4백72 해상에 핵잠함용 냉각수를 비롯한 핵폐기물을 몰래 버리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공개한 그린피스는 5백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환경단체이다.
그린피스는 71년 캐나다에서 반핵과 환경보호등을 내걸고 설립된 순수민간단체로 현재 미국을 비롯한 27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16일 새벽부터 방사능 물질을 실은 러시아 유조선1척과 그를 호위하는 2대의 함정을 미행해 오던중 일요일인 17일 상오 8시께부터 러시아 유조선이 방사능 폐기물을 방류하는 현장을 잡는데 성공했다. 그린피스는 앞서 지난 3월에도 러시아정부의 보고서를 입수,구소련이 지난 66년부터 91년까지 동해를 비롯한 극동해역 10곳에 원자로 2기를 포함한 핵폐기물을 버려왔다고 폭로한바 있다.【도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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