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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러시아 핵쓰레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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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러시아 핵쓰레기(사설)

입력
1993.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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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를 둘러싼 동해와 서해가 이웃나라들이 배출하는 공해와 위협적인 핵쓰레기의 처분장이 되고 있다. 공해는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밀려오는 중국의 대기오염물질과 서해에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폐수가 문제되고 있다. 우리가 서해라 부르는 황해에는 한국의 총배출량의 20배가 넘는 각종폐수가 중국의 연안에서 흘러들어 오고 있고, 아황산가스도 중국에서 배출되는 총배출량의 34%가 황해 인접지역 일대에서 배출되고 있다.

 이에 비해 동해는 옛 소련이 시작한 핵쓰레기의 처분장이다. 문제는 이러한 관행이 소련붕괴이후 러시아에 의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의 환경부는 17일 러시아해군이 핵폐기물을 동해에 버린 사실을 시인했다(한국일보 18일자 석간 3면보도).

 동해가 옛 소련의 핵쓰레기 처분장이 돼왔다는 사실은 지난 4월 러시아에 의해 확인됐었다. 모두 열군데의 핵쓰레기 처분해역중 방사능 총량으로 치자면 동해상의 북한과 일본 중간 해역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오호츠크해를 포함하는 극동해역일대가 소련=러시아의 핵쓰레기 처분장이 돼왔지만, 그 최대의 피해자는 한반도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핵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돼야 한다는것이 10년전부터 국제사회의 합의사항이 되고 있다. 원자로에서 태우고 남은 연료찌꺼기는 물론, 방사능이 낮은 폐기물도 결국 위협적인 오염원이 된다는 결론에 세계 주요국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정부는 지난 4월 앞으로도 핵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것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리정부는 옛소련이 극동해역에 버린 핵쓰레기는 방사능 영향이 없다는 조사·분석결과를 내놨었다. 이번에 러시아해군이 핵쓰레기를 버린 사실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것도 이때의 발표와 관련되는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해가 계속해서 핵폐기물의 처분장이 될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올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러시아 해군은 핵잠수함등에서 배출되는 핵폐기물을 계속해서 동해에 버릴 전망인만큼 정부레벨의 조사와 합의가 있어야한다.

 러시아는 지난 4월이후 한국을 포함하는 국제적인 오염실태조사에 동의했지만, 그뒤 아무런 진전을 보지못했다. 우리는 동과 서에서 죽음의 폐기물에 포위된 꼴이다. 정부는 뒷짐지고 보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러시아측에 문제를 제기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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