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능력 과신·기상악화도 원인 서해훼리호가 재침몰된 것은 무리한 작업진행과 갑작스런 현지의 기상악화때문이었다.
구조단은 17일 상오 11시부터 서해훼리호 인양작업을 시작, 10분만에 선체를 수면위로 인양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펄제거 및 배수작업을 시신인양작업과 동시에 진행했다. 이때 서해훼리호를 지탱하고 있던것은 선수와 선미를 감은 체인과 40㎜와이어고리로 연결된 기중기선 설악호의 호이스트와이어 4개였다.
그러나 인양후 11시간여 지난 하오 11시께 5∼6m 파도와 초속 14∼18m 강풍으로 선체가 흔들리면서 순간 하중이 커져 선미 오른쪽에 연결된 설악호의 호이스트와이어 1개의 4가닥중 3가닥이 끊어져버렸다. 이에따라 구조단은 나머지 한가닥이 끊어질 경우 선수에 연결된 와이어만으로는 선체의 무게를 견디기 어렵고 파도에 밀려 설악호와 충돌할 위험이 있어 선체를 다시 해저로 침몰시켰다.
4개의 호이스트와이어중 선미 오른쪽와이어가 끊어진것은 배의 기관등이 선미에 몰려있고 침몰당시 선체가 오른쪽으로 기운채 가라앉아 선실 오른쪽에 1백톤 가량의 펄이 들어있어 다른 부위보다 하중을 많이 받았기때문이다.
구조단은 당초 설악호의 인양능력이 2천톤에 달해 선체무게 1백10톤에 펄등의 무게를 합친 2백50톤정도는 충분히 인양할 수 있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일부실무진은 펄등의 무게로 선체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파도로 선체가 요동할 경우 와이어가 견딜 수 있는 인장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제기했었다. 또 설악호는 파고 0.5m, 풍속 초속 8m이하에서만 작업이 가능하다.
실제 이날 하오4시께 배수작업으로 물이 빠지고 선체가 약간 부상하면서 선실 오른쪽에 쌓인 펄의 무게로 갑작스레 선체가 우측으로 10도가량 기울어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듯했다. 이때 구조단은 작업요원들이 위험하다고 판단, 모두 철수시켰다.
구조단은 하오 4시30분께 작업을 재개하려했으나 갑자기 파고가 2이상으로 높아지면서 기상상태가 악화됐다. 때문에 선체를 바지선으로 올리는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선체를 바지선에 올려놓기에는 선체가 너무 요동치고 바지선도 이미 파장금항으로 대피했었기 때문이다.
기상상태는 계속 악화돼 하오 8시에는 폭풍주의보까지 발령됐다. 그러나 예인작업을 못하게된 데는 배수 및 펄 제거작업을 하고있던 특수펌프 2개중 1개가 고장나 작업이 지체된것도 한 원인이 됐다.【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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