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도·호랑이 등 주제 5권 발간/“사진·글로 엮은 박물관” 호응 높아 열화당이 기획출판하고 있는 「한국기층문화의 탐구」시리즈는 우리의 기억과 정서 속에 자리잡고 있을 뿐 이제는 사라져가고 있는 문화를 끌어안으려는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토박물관」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리 땅 곳곳에서 숨쉬고 있는 문화유산을 책으로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시작한 이 시리즈는 민족의 끈끈한 삶을 추스려온 다양한 「기층문화」를 진지하게 조명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호랑이 그림, 초가집, 장승 사진등 기층문화의 생생한 형태를 공들여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학자들의 도움글을 실어 눈으로 보고 이해하기 쉽게 꾸몄다.
열화당은 최근 이 시리즈의 다섯번째 책으로 「조선땅 마을지킴이」를 펴냈다. 황헌만씨의 사진과 주강현(경희대 민속학연구소 연구위원) 장정롱씨(강릉대 교수)의 글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의 전통적인 마을수호신과 이를 모시는 의례에 관해 정리하고 있다.
「마을지킴이」는 말 그대로 「마을을 지켜주는 이」이다. 동네어귀나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장승 입석 마을미륵 탑 당수나무 서낭신 마신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을 모시는 의례가 바로 마을굿이다.
이 책은 이러한것들을 담은 사진 2백40여점과 두 편의 논문을 싣고 있다. 전국의 마을굿 현장을 답사하는등 땀흘려 찍은 사진들은 자취가 희미해져 가는 문화유산에 대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이 시리즈는 우리의 가슴 속에 뚜렷하고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는 호랑이를 그림과 옛날이야기등으로 집대성한 「한국호랑이」(김호근 엮음·86년간)를 발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우직하고 바보스럽고 익살스런 모습으로 마을을 지켜 온 「장승」(황헌만 사진·이종철 외 글)과 무속신앙의 대상이었던 무신도를 모은「한국무신도」(김태곤 엮음), 우리민족의 생활양식인 「초가」(황헌만 사진·김홍식 외 글)등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재미없는 주제와 비싼 책값 때문에 이 책들의 판매는 부진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아직도 관심을 갖는 많은 독자들 덕분에 시리즈가 계속될 수 있었다.
열화당은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앞으로도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책으로 담을 생각이다. 현재 내년 초에 출간할 계획인 「한국의 마을 숲」을 준비하고 있으며 심마니, 선조들의 가재도구, 미륵불, 도깨비등도 곧 책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박물관에 전시할 수도 없고 보관할 수도 없는 이름없는 무형의 기층문화를 상으로 잡아 책이라는 박물관에 보존하는것」이 이 시리즈의 기획의도이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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