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디자이너 11명 작품에 찬사/동양적 신비에 충격… “새지평 열었다” 세계최대의 패션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파리를 중심으로 세계패션계에 동양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동양바람의 주역은 8일부터 시작된 파리컬렉션에 참가해 크리스티앙 디오르, 이브생 로랑, 장폴 고티에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룬 한국과 일본등 11명의 디자이너들. 유럽패션 일변도로만 흘러왔던 세계패션계의 오랜 매너리즘에 식상해 있는 사람들은 이들 11명의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동양적인 감수성과 신비스러움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지난 93 가을겨울 파리컬렉션에서부터 세계무대에 선을 보이기 시작한 3명의 한국디자이너들에게 큰 관심이 쏠렸다.
13일하오 파리 루브르박물관내 리볼리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이신우씨의 패션쇼에는 전세계 패션관계자 1천여명이 운집하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씨는 이날 면사니트위에 가볍게 걸친 헐렁한 투명실크재킷과 작은 꽃무늬 원피스위에 겹쳐입은 투명한 원피스등을 통해 자신의 패션주제인 「참」과 「순수」를 연출해냈다.
15일에는 이영희 진태옥씨가 파리의 파빌리온 가블리엘과 살르리볼리등에서 각각 패션쇼를 갖고 패션한국의 진수를 마음껏 선보였다.
현지언론들은 3명의 한국디자이너의 작품들이 「세계패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양의 현재와 미래패션을 이끌어갈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 한국디자이너들의 작품은 프랑스와 그리스 일본등지의 바이어들로부터도 상당한 물량의 주문을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한국디자이너들의 세계패션의 중심지인 유럽패션계진출이 급진전을 보일것이 기대되고 있다.
겐조와 요지 야마모토등 8명의 일본 디자이너들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 대단했다. 일본은 이미 파리를 비롯한 유럽 전지역에 걸쳐 하이패션계에 상당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 피가로지는 『일본이 전통과 창의 그리고 매력을 패션주제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패션의 흐름을 형성, 세계패션계를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세계패션계가 이처럼 동양의 패션세계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시아지역이 가지고 있는 패션시장으로서의 크나큰 잠재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패션의 최대시장인 미국에서의 의상판매가 20%까지 떨어지고 있는것과는 달리 아시아지역의 판매는 두배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것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랑벵 기라로슈 크리스티앙 디오르등 세계적인 유명상표의 고급제품의 경우 판매액의 30∼70%를 아시아시장에서 거두어 들이고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패션계에 동양바람이 불고 있는것은 근본적으로 패션에 있어 정신적인 측면의 존중과 자연주의 경향이 새로운 패션흐름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오히려 설득력을 가지고있다.
전통과 정신을 존중하는 동양패션계가 미래의 세계패션의 정신을 이끌어가게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김병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