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후 재인양까지 일주일” 예상/배 30여척·헬기 등 입체해상작전/시신60여구 한꺼번에 나와 참혹 ○…서해훼리의 재침몰은 이날밤 11시께 선체인양해역에 심한 바람이 불면서 서해훼리호 선미를 지탱하고 있던 와이어 로프가 끊어지며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선미부근이 물에 잠김에 따라 군경합동구조단은 선수부분을 지탱하고 있는 와이어 로프 두줄로는 선체전체 하중을 지탱하기 힘들다고 판단, 선수부분 와이어 로프를 풀어 선체전체를 수심14아래로 가라앉혔다.
이날사고는 설악호 부근에 태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에서 심하게 분 바람으로 파도가 일면서 선체가 심하게 요동, 선미부분을 감싸고 있던 체인과 연결된 와이어 로프 4가닥중 3가닥이 끊어지면서 일어났다.
군경합동구조단축은 선체가 심하게 요동치면서 하중이 높아져 와이어 로프가 지탱할 수 있는 힘의 한계를 벗어났기 때문에 와이어 로프가 끊어지게 된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수부분 와이어 로프가 현재 연결되어 있는 상태나 손상을 입었을것으로 판단돼 선체를 다시 인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해훼리호가 인양된 위도앞바다에는 하오부터 초당10∼14의 북서풍이 강하게 불고있는 가운데 2·5∼4의 파도가 거세가 일고있는등 악천후가 계속됐다.
○…서해훼리호 인양 직후부터 현지기상이 악화돼 바람이 거세어지자 설악호는 훼리호를 크레인에 연결한 상태로 배를 돌려 바람을 등진채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하오11시께 거센 바람과 함께 높은 파도가 몰아쳐 훼리호가 흔들리며 크레인과 연결된 직경40㎜의 와이어로프가 서로 마찰돼 끊어졌다.
○…해운항만청 관계자는 『와이어 로프뿐만 아니라 무게균형조정장치에도 손상이 있어 거제 대우조선소나 현대조선소로 설악호를 옮겨 수리해야 할 상태』라며 『최소한 1주일 이상은 걸려야 수리후 재인양작업이 가능할것』이라고 밝혔다.
○…합동구조단은 이날하오 인양된 서해훼리호가 다시 침몰함에 따라 긴급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재인양등을 논의하고 있다.
○…침몰된 서해훼리호 선체 인양작업은 대규모 해상작전을 방불케 했다.
침몰 사고를 빚은뒤 8일째인 17일 사고해역은 대형 해상크레인 선박인 9천톤급 설악호를 비롯, 해군 구축함과 해난구조선·바지선등 각종 선박 30여척이 사고지점을 에워쌌으며 해경 경비정은 어선의 접근을 통제했다.
해군과 해경 헬기는 설악호 주위를 선회하며 선체인양 과정을 지켜봤으며 해경소속 해양오염 관리선과 설악호에서는 선체인양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보도진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날 인양현장에는이해구내무, 권녕해국방, 이계익교통부장관, 김홍열해군참모총장등이 인양과정을 끝까지 지켜봤다.
계속된 철야구조작업으로 해난구조대원들은 감기에 걸리고 목이 쉰 사람이 많았다.
○…서해훼리호선내에서 60여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인양되자 위도에 남아있다 가족의 사망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유족 1백여명은 파장금항에 나와 시신들이 모셔진 『군산으로 가게 격포로 보내달라』고 아우성쳤다.
이날 임시로 운항되던 해경경비정마저 인양작업에 투입돼 위도―격포간 배편이 하오부터 5시간가량 끊어지자 파장금항의 유족들은 정기운항을 위해 정박중이던 완도카페리5호로 몰려가 『배를 격포로 뛰우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완도카페리5호 선원들은 군산해운항만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며 운항을 거부, 주민과 승무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군산공설운동장에 8일째 모여있는 유가족 5백여명은 이날 상오 운동장 스탠드·상황실등에 설치된 TV앞에 모여 침통한 표정으로 인양작업을 지켜 보았다. 유족들은 이날 상오 11시9분께 서해훼리호가 수면밑으로 흐릿한 모습을 드러낸데 이어 1분후 수면위로 선체가 떠오르자 여기저기서 통곡하기 시작했으며 선체에「서해훼리」라는 배이름 표시가 보이자『시신이 유실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라며 울먹였다.
○…상오10시30분께 공설운동장에 이 고장 출신 TV탤런트 김수미씨가 찾아와 상황실을 방문, 유족들을 위해 써달라며 1백만원을 전달하고 이어 새마을 부녀회·적십자부녀봉사대등 유관단체에도 1백만원씩 모두 5백만원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에 앞서 군산시청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분향하고 성금 5백만원을 기탁하는등 모두 1천만원을 희사했다.
○…이날 상오 11시10분께 침몰선의 하얀색 선수쪽에 새겨진 「서해훼리」란 글자가 수면위로 보이자 실종자 유가족들은 인양선의 난간을 붙잡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들려진 선체에서 시신이 유실되는것을 막기 위해 해군 SSU대원이 선체위에 어망을 설치하려하자 몇몇 유가족들은 『왜 빨리 선체를 들어올리지 않느냐』며 합동구조단 책임자에게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인양된 서해훼리호가 예인돼 올 군산 외항에는 이른 아침부터 정박중인 일반 선박을 다른 부두로 이전하거나 부도 선좌주변 시설물을 제거하는등 부산했다.
외항부두에는 희생자 시신을 싣고 공설운동장으로 이동할 앰뷸런스 20여대가 대기해 있고 사고선박이 정박할 외항남방 해경전용부두에는 예인선과 부선, 사고선박을 위한 선좌를 비워놓고 비상대기했다.
침몰선이 조선소에 올려진 후에는 검찰과 선박전문가들로 구성된 2개의 선박조사팀이 침몰당시의 선체결함여부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서해훼리호 선체가 인양된 17일 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된 전주지검과 사고관할지인 군산지청에는 송정호전주지검장등 검사 대부분이 출근, 사고원인규명수사를 위한 준비로 부산한 모습이었다.【위도·군산=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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