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미진” 최종변론 유보방침/논고문 마무리 5년구형 결정 19일로 예정된 국민당의원 박철언피고인(53)에 대한 결심공판을 앞두고 변호인측과 검찰측의 막판 신경전이 치열하다.
변호인측은 심리가 미진한 상태에서 결심을 진행시키려는데 대해 재판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대해 검찰은 『그동안 6차례의 공판에서 증인신문 서증조사등을 통해 충분한 심리가 이뤄졌다』며 변호인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박피고인 변호인단의 김병남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증인인 홍성애씨(43·여)가 증언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심을 하는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 박피고인의 보석을 허가해 불구속재판을 진행하면서 충분히 심리한 뒤 결심을 하자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핵심증인인 홍씨의 진술없이는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정덕진(54)·덕일씨(44)형제등 주요증인들의 법정진술이 변호인의 반론으로 신빙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홍씨의 진술을 듣기 위해서는 박피고인에게 보석을 허가해 구속만기에 쫓기지 않고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는것이다.
김변호사는 또 『다음공판에서 검찰의 논고문에 상응하는 최종변론요지서를 작성, 재판부에 제출할 지 여부는 좀더 생각할 문제』라고 말해 결심에 반대하는 뜻을 비쳤다.
이같은 입장은 재판부가 7차공판에서 결심을 강행하더라도 최종변론을 유보하고 새로운 증인을 신청하는 방법등으로 심리를 재개, 기일을 연장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된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측의 결심연기 주장에 대해 이 사건담당 서울지검 홍준표검사는 『그동안 공판에서 충분한 심리가 이뤄져 구형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홍검사는 6차공판에서 홍씨의 증인채택을 취소한데 대해 『홍씨의 진술은 5월 홍씨가 법원에서 한 공판기일전 증인신문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홍씨는 박의원에게 돈을 건넨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핵심증인이 될 수 없다』며 홍씨증언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음을 암시했다.
검찰은 이미 57쪽에 달하는 논고문 작성을 마치고 구형량도 특가법상의 알선수재죄를 적용, 최고형량인 5년으로 결정한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변호인측이 결심진행을 반대하는것은 심리기간을 연장해 구속중인 박피고인의 보석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피고인의 1심구속만기일은 11월 21일(구속후6개월)로 만약 1심재판이 이때까지 종료되지 않으면 법원은 박피고인을 석방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홍씨출국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아직 풀이 꺾이지 않고 있다. 변호인측은 1차공판직후 홍씨의 미국행을 허용한 검찰측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지금이라도 홍씨의 귀국을 종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쌍방이 증인으로 신청한 홍씨의 소환책임은 양측에 있고 그동안 검찰은 홍씨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에 직원을 보내 홍씨의 귀국을 종용했지만 변호인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않은 사실을 들어 변호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양측은 또 현재까지 심리과정을 토대로 서로다른 결과를 예상하고 있어 흥미롭다.
변호인측은 사법사상 유례없이 「헌수표」를 동원해 공소를 유지하는것 자체가 무리한 수사를 간접적으로 증명한다고 주장한다.
정씨형제가 박피고인에게 거액을 주었다는 90년10월 정씨형제는 가명계좌로 은행거래를 하고있었기 때문에 구태여 매장에서 수입금을 헌수표로 모아 줄 상황도 아니었다는것이다.
변호인측은 또 정씨형제에 대한 세무사찰이 시작된 직후 탈세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씨형제가 박의원을 찾아 갈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6차례공판에서 공소사실이 그대로 확인됐다고 믿고 있으며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논고문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9월 양측의 신청으로 채택된 홍씨 전소유 평창동집에 대한 현장검증은 선고기일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재판부가 직권취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 재판부인 서울형사지법 9단독 김희태판사는 『구속만기일이 임박했고 심리도 거의 끝나 선고를 늦출 이유가 없다』며 원만한 재판진행을 위해 양측에 협조를 당부했다.【이영섭기자】
□박철언피고인 재판일지
▲6월 7일 박피고인 구속기소
▲7월 6일 1차공판. 검찰과 변호인신문 진행. 정덕진· 덕일씨 홍성애씨등 4명 증인채택
▲7월13일 홍성애씨 출국
▲7월20일 2차공판. 정덕진씨 증인신문
▲8월10일 3차공판. 정덕일씨 증인신문
▲8월24일 4차공판. 정덕진씨 소유 슬롯머신업소 경리상무 이부영씨등 2명 증인신문. 홍씨 전소유 평창동주택등에 대한 현장검증 실시결정
▲9월4일 현장검증 취소결정
▲9월14일 5차공판. 전하얏트호텔사장 이희춘씨 증인신문
▲10월5일 6차공판. 하얏트호텔 사우나직원 지상해씨등 3명 증인신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