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 결정을 보면, 최근 두가지 특징이 드러난다. 정치와 민권운동이 강조되고 미래발전에 영향을 끼치는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남아공의 흑―백지도자인 만델라와 데 클레르크를 뽑은 올해의 노벨평화상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흑과 백」 45년의 갈등을 푼 정치·민권지도자다. 아울러 이번 수상 결정은 내년 4월에 있을 흑백 동시 참여 총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게 틀림 없다. ◆노벨평화상에 정치가 강조되기 시작한것은 지난 1971년 브란트 전서독 수상이 수상하면서 부터였다. 그후 정치성향은 계속 이어졌다. 그중엔 올해 처럼 공동수상이 두번 있었다. 73년 월남전을 끝낸 파리평화협상의 두 주역인 미국의 키신저와 월맹의 레 둑 토. 다시 78년엔 사다트 이집트대통령과 이스라엘의 베긴 수상이다. 페레스트로이카를 주창한 구소련의 고르바초프도 같은 맥락이다. ◆국제적인 반체제·인권운동가들도 각광을 받았다. 폴란드의 바웬사,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여사,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그리고 92년에 수상한 과테말라의 여류민권운동가인 인디언출신의 멘추여사가 꼽힌다. ◆노벨평화상에 대해 공정성의 논란을 불러 일으킨게 멘추여사였다. 미해결의 분쟁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든다는 지적이다. 노벨상위원회는 「과거의 업적도 중요하나 미래의 발전에 영향을 준다면 좋다」고 이런 시비를 일축해 버렸다. 완결된 업적만큼 미완의 업적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계의 조류는 이념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이젠 인종차별과 분규의 해소라는 과제와 씨름하게 되었다. 올해의 노벨평화상 결정이 흑백화합과 평등에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발휘할는지 세계의 관심이 쏠릴 것이다. 흑백의 차별이 「하나의 인류」로 용해되는 날, 노벨상의 의미는 더욱 빛을 발하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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