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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해결 인내심 필요”/클라크 전미국무부 차관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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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해결 인내심 필요”/클라크 전미국무부 차관보 인터뷰

입력
199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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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제재 효과의문… 중국도 걸림돌/꾸준한 대화로 정치적 타협 바람직” 북한핵문제를 다루기위한 제3단계 미·북한회담의 성사가 불투명한 가운데 윌리엄 클라크전미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담당차관보(63·사진)는 최근 『한미양국이 인내심을 갖고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보다 구체적인 대북협상의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클라크전차관보는 미카터행정부 당시 주한대사관 정무참사관을 역임했으며 「10·26」「12·12」「5·17」때 서울에서 근무했다. 그는 현재 미전략국제문제 연구소(CSIS) 명예교수로 있다. 

 지난 14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클라크씨에게서 북한핵문제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편집자주】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한핵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한미양국이 취해야할 정책은. 

 ▲한미양국은 지난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선언이후 현재까지 이문제 해결에 대해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못하고 있다. 그러나 거듭된 실망과 이로 인한 회의가 늘어났다고 성급한 대북 강경론을 펼쳐서는 안된다고 본다. 한미양국은 앞으로도 북한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정치적 타협을 모색해야 할것이다.

 물론 국제사회는 시기적으로 북한핵문제의 유엔안보리 회부와 경제제재 방안등을 고려할 때라고 본다.하지만 제재조치대안중 하나인 대북경제제재가 이전에 시리아, 이라크등에서 얻어낸 성과만큼 북한의 숨통을 조일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북한의 특수성을 감안할때 경제제재방안이 북한으로 하여금 스스로 핵카드를 버릴정도의 영향력을 미칠것으로는 보지않는다. 또한 국제사회가 대북경제제재를 최종결정하는데 중국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부담이 있다.

 ―미의회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개발 능력을 인정하고 앞으로 플루토늄 생산에 대한 국제적 조정능력을 갖추는 노력에 치중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는데.

 ▲그러한 일부의원들의 주장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견지하는 한국국민들에게 상당히 충격을 줄 소지가 있다. 또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전제조건에 대해 한미간에 엄청난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각은 일부 미의원들의 견해이다.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위해 무력개입도 불사해야한다는 강경론도 있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일부 미의원들의 실용주의적 의견은 북한의 핵개발진척과정이 확인되지 않고있는 현시점에서는 위험한 주장이라고 본다.

 ―북한이 3단계 북미고위급 회담을  위한  전제조건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등을 수용하지 않은채 미국과의 직접대화만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데.

 ▲북한은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서방의 경제투자를 유치하는데 핵카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본다.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북한에게 핵문제 타결을 위해 현재까지 제시했던 당근을 북한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대화만을 고집하면서 지난14일 IAEA와의 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나선것도 3단계 북미고위급 회담을 염두에둔것이다. 즉 앞으로 개최될 회담에서 그들이 얻고자하는 바를  사전에 공표한것이다. 그렇다면 한미양국은 궁극적으로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한미팀스피리트훈련 철폐, 남북 동시핵사찰, 경수로원자로건설, 그리고 최종적으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한 경제지원등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북한과 타협점을 찾기가 힘들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같은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철저한 검토는 물론 견제와 균형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한미양국은 이과정에서 북한의 핵투명도를 전제로 주변국가들과의 다각적인 협력과 실무차원의 적절한 운영의 묘를 살려야한다. 

 ―최근 게리 애커만미하원아태소위위원장의 북한방문에서 어떠한 실무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보는가.

 ▲한국을 방문했던 애커만의「무례하다면 무례했던」 몇가지 행동이 한국사회에 파문을 일으킨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북한이 IAEA의 핵사찰을 거부하고 있는 시점에서 애커만을 초청했을때 그들이 미국측에게 어떠한 인센티브를 제시할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애커만이 방북시 퀴노네스미국무부 북한과장을 동행했던것도 주목할만하다. 애커만이 뉴욕으로 돌아간뒤 남북이산가족 상봉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점등으로 미뤄볼때 그가 북한의 인권 개선방안에 대해 북한고위층과 의견을 나눴을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북한핵문제 해결에 영향력을 미칠만한 모종의 메시지가 교환됐을 가능성은 적다. 애커만은 인권운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오는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둔 지금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국을 비롯한 중국·일본등 경제·정치적 민주화로 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아시아지역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같이 급변하는 아시아국가들에게 「태평양공동체」라는 동반자의 의지를 밝히고 기존의 APEC 역할을 보다 강화,세계 자유무역의 활로를 개척하는데 동참할것을 요청하는것이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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