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한계선 넘던 그 철책서 “감회의 눈물” 지난 68년 1월21일 청와대 기습을 노려 남파됐던 31명의 무장공비중 유일한 생존자인 김신조씨(51)가 16일 귀순 25주년을 맞아 자신이 침투했던 휴전선의 루트를 찾았다.
신길동 성낙교회전도사인 김씨는 가족, 교회신도등 일행 2백50여명과 함께 상오7시 서울을 출발해 2시간30분만에 파주군 ○○부대에 도착, 위문품과 위문공연으로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한 뒤 최전방을 향했다.
김씨는 마침 남방한계선 안쪽의 그 때 그 철책선에 섰다. 개성이 한눈에 들어왔다. 왼편으로 멀리 자유의다리가 비켜 서있고 오른쪽에는 북녘땅에서 발원한 한탄강지류가 임진강과 하나가 되고 있다. 김씨의 침투지점을 소개하는 흰팻말 뒤켠에는 철조망 일부만 앙상하게 남아있었다. 김씨는 『25년전 사선(사선)을 넘어올때는 눈보라치는 칠흑의 밤으로 휴전선을 간신히 통과한 후 꽁꽁 언 임진강위를 걸어 건너왔다』고 회상했다.김씨는 『동료31명 가운데 혼자 살아남아 사선을 다시 찾아온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더욱 믿기지 않는 것은 25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철책선이 제거되지 않은 분단의 현실』이라고 가슴아파했다.
김씨는 『25년전보다 통일의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양쪽의 체제가 너무 달라 일시에 동화되기는 힘들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일행은 하오4시께 철책선을 떠나 귀경길에 올랐다. 철책선이 시야에서 멀어진 후까지 한동안 북녘에서 눈을 떼지 못한 김씨의 눈자위에는 이슬이 맺혀있었다. 【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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