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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본성 스크린위에 발현”/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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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본성 스크린위에 발현”/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세계

입력
199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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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서 역량다져… 「라스트 모히칸」 스타 부상 셰익스피어의 고전극에서 펑크차림의 호모,예술감정가,고뇌하는 지식인,뇌성마비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천의 얼굴을 간직한 「카멜레온 액터」다니엘 데이 루이스.지난해 국내에서 개봉돼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대작「라스트 모히칸」을 비롯, 그가 출연한 영화들이 대부분 비디오로 출시돼 다양한 연기세계를 한눈에 읽을수 있다.

 영국왕실의 계관시인이자 작가였던 아버지와 여배우인 어머니를 둔 예술적 가정분위기, 아역배우와 연극무대에서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이 그를 오늘날 할리우드의 톱스타로 발돋움하게 만든 원동력임에는 틀림없다.그러나 그의 영화를 좀더 찬찬히 들여다보면 영화배우로서 다니엘의 역량뿐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그의 진지한 자세에서 더욱 많은 놀라움을 발견하게 된다.

 『다면성을 가진 인간의 본성을 스크린위에 발현해내는 작업이 곧 나의 배우 생활의 모든것』이라는 그의 연기지론은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묵직하고 선명한 연기력과 무관치 않다.

 출세작으로 꼽히는 87년 「프라하의 봄」(스타맥스)을 비롯,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90년「나의 왼발」(컬럼비아트라이스타), 할리우드에 확실한 터를 마련한 92년「라스트 모히칸」(SKC)에 이르기까지 그의 대표작들은 영화를 바라보는 그의 가치관을 드러내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프라하의 봄」은 소련군의 체코침공시대를 살아가는 바람둥이 신경외과의사의 일탈된 사랑놀음이 겉에 드러난 뼈대지만 결국 권력에 짓밟힌 한 지식인이 자각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권위적제도에 대항해 사랑을 제외한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포기하는 냉소적이면서도 뜨거운 가슴을 간직한 주인공의 역할을 루이스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연기하고 있다.

 「프라하의 봄」이 루이스의 연기스타일을 과시한 작품이라면 「나의 왼발」은 그의 연기세계가 얼마만큼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준 역작이다.

 91년 6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미국출신의 호남아 톰 크루즈와의 남우주연상경합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루이스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나의 왼발」은 크리스트 브라운이라는 아일랜드 뇌성마비 예술가의 일대기를 그린것으로 울림많은 그의 연기를 할리우드 정상까지 끌어올린 최대흥행작이다.

 6개월여 장애자병원에서 생활을 같이하며 보아온 그들의 고통과 좌절의 흔적이 짙게 배어있는 이 작품에서 왼발로 그림을 그리는 그의 모습은 영화와 현실을 혼동시킨다.

 「나의 왼발」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루이스는 92년 「라스트 모히칸」을 통해 완벽한 할리우드스타로 자리잡는다. 「라스트모히칸」은 1757년 미국뉴욕주를 무대로 모히칸, 휴론족과 각기 동맹을 맺은 영국과 프랑스군의 신대륙쟁탈전의 와중에서 처절히 살륙돼가는 인디언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백인의 피를 받았지만 인디언추장에 의해 성장한 주인공 호크아이역에서 루이스는 깊은 눈매의 연기를 과시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올해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마틴 스콜세지감독의 「순수의 시대」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이영화는 최근 미국에서 개봉돼(국내 미개봉)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루이스에 관심이 있는 영화팬들이라면 보아둘만한 영화다.【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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