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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선장 끝까지 배지켰다/서해훼리 참사/구조 요청하려다 숨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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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선장 끝까지 배지켰다/서해훼리 참사/구조 요청하려다 숨진듯

입력
199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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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실 펄속에 묻혀 인양지연/유족 “이래도 도망자냐” 통곡【위도=임시취재반】 서해훼리호의 선장·갑판장·기관장은 배와 운명을 같이했다.

 서해훼리호 백운두선장(56)과 갑판장 최연만씨(42) 기관장 이련수씨(61)는 모두 근무위치인 조타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특히 백씨는 조타실내 무전장비가 있는 통신실에서 발견돼 구조요청을 하기위해 통신실로 들어갔다가 숨진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경합동구조단은 이들의 시신이 펄속에 잠겨있는 조타실내에 있었기 때문에 발견·인양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백씨는 청색 점퍼와 청색 줄무늬바지를 입고 구두를 신은 상태였으며 이씨등은 「서해훼리호」라는 글씨가 새겨진 청색 작업복을 입고 있었는데 모두 피범벅인채 심하게 부패돼 있었다.

 백씨등의 시신이 목포해경 소속 505함상으로 옮겨지자 인양소식을 듣고 배에 승선해 있던 유족들은 신원을 확인한뒤 오열했다.

 기관장 이씨의 아들 희연씨(32)등 3형제는 이씨의 바지주머니에서 나온 1만원권 3장을 움켜쥐고 『아버지 이렇게 돌아가시는 겁니까』라고 통곡했다.

 선장 백씨의 부인 김효순씨(52)는 위도면 진리의 집에서 한동안 문을 걸어 잠근채 『끝까지 배를 떠나지 않은 사람을 비겁한 도망자로 몰아온 수사기관과 언론이 원망스럽다』고 울부짖다가 뒤늦게 통곡하며 시신을 확인했다.

 파장금항 어패류탈각장에 마련된 「위도면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모여있던 위도주민 1백여명은 『백선장등이 최후까지 배를 지키려 했다』고 애도하고 『평소 강직하고 성실했던 백선장을 매도하는 생존설을 퍼뜨린 사람들이 누구냐』고 분개했다.

 백씨등의 시신은 하오3시께 해경경비정으로 격포항까지 옮겨져 전주지검 정주지청 림상길검사의 지휘하에 검안이 실시된 뒤 군산공설운동장으로 다시 이송됐다.

 백선장등 선원들을 추적해온 림검사는 『백선장과 승무원들의 시신이 발견돼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으며 유족들은 시체검안이 실시되는 동안 『두번 죽은 사람들의 명예와 가족들의 고통을 어떻게 책임질 거냐』며 계속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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