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기무사비자금·대소차관 관련/이종구씨·권국방동생·김종인씨 등 『국정감사가 정치공세나 과거문제로 점철돼서는 안된다』 『지난일을 매듭짓지 않고 내일이 있을 수 있는가. 현안을 밝히기 위한 증인채택이 어찌 정치공세인가』
국감의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그동안 여야간에 벌여온 설전의 내용이다. 이같은 여야의 견해차이는 16개 상임위마다 주요증인의 채택문제를 미해결사안으로 남겼고 결국 협상의「공」은 총무들에게 넘어갔다.
이에따라 김영구민자, 김태식민주당총무는 15일 회담을 갖고 8명의 증인과 3명의 참고인을 추가채택키로 합의했다. 국감초 제기된 증인의 총수를 감안하면 이 정도의 합의는 적정치에 미달한다는 견해가 많다.
14일까지 상임위가 자체적으로 채택한 증인은 73명이고 이날의 8명을 더하면 모두 81명이 채택된 셈이다. 이는 민주당이 요구한 2백52명의 32%선으로 지난해의 증인채택률 34.5%를 밑도는 수준이다. 8명의 증인을 추가로 채택한것도 진상파악보다는 양당의 「체면」을 고려한 절충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적지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채택된 증인들은 다소 맥이 빠져가는 국감에 활력을 불러일으킬것으로 전망된다. 추가증인들이 관심현안인 율곡, 기무사비자금사건, 대소경협, 사료용 귀리이유식사건등과 관련됐기 때문이다.
추가증인은 율곡사업의 이종구전국방장관 권녕해국방부장관의 동생 권녕호씨, 기무사비자금의 구창회·조남풍전보안사령관중 2인(법사위) 대소경협차관의 김종인전경제수석 최호중전외무장관(외무통일위) 사료용 귀리이유식의 지원철 미지시스템대표 강건용개미산업대표 최명재파스퇴르대표 김복용매일유업사장(보사위)등이다. 참고인은 이현태현대석유화학대표 박웅서삼성석유화학대표 이정호대한유화사장(상공자원위)등이다.
이중 율곡사업의 권씨는 무기상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린 문제로 국감장에 나오게됐다. 민주당측은 권씨의 채무에 뇌물의 성격이 있는지, 권국방장관이 관련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어서 상당한 주목을 받을것으로 보인다. 기무사비자금문제는 민주당 강수림의원의 제기로 쟁점화된 사안으로 조전보안사령관이 방산업체로부터 받은 로비자금 3억원중 1억원을 충성복지기금에 입금한 사건. 법사위는 충성복지기금의 1억원외에 2억원의 행방을 밝히고 기무사가 이런 식으로 별도의 비자금을 조성해왔는지를 추궁할 방침이다.
대소경협의 증인채택은 외무위의 청문회를 대체하는 성격이 짙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청문회를 반드시 연다고 공언하고있으나 여야간에 증인심문으로 대체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이다. 사료용 귀리이유식사건은 사료를 유아식품의 원료로 사용해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어서 보사위의 심문이 상당히 혹독할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관철시키지 못한 분야는 김대중씨납치사건관련증인. 민주당측이 김종필민자당대표를 증인목록에서 빼면서까지 다른 증인의 채택을 요구했으나 민자당은 완강히 반대했다. 이 문제는 결국 상임위로 다시 회부돼 표결등의 요식절차에 의해 부결될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법사위의 정치자금수수논란(노태우 정주영씨 관련), 재무위의 국제그룹 비자금사건, 건설위의 평화의 댐등도 증인채택이 무산됐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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