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하오 6시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소강당에서는 서울대출신 유학생 5명이 음악회를 열었다.모스크바음악원에 재학중인 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상사주재원과 가족,대사관직원들은 모스크바시의 유혈사태등으로 긴장됐던 몸과 마음을 모처럼 풀며 흐뭇한 시간을 가졌다. 한국유학생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연주회를 가진것은 이번이 처음. 그동안 한국의 음악도들은 대부분 미국이나 프랑스에 유학을 갔지만 러시아도 미국이나 프랑스 못지 않은 음악대국이다. 이 음악의 본고장에서 수교 3년밖에 안된 상황에서 한국유학생들의 무대가 마련된것은 자랑스럽고 흐뭇한 일이었다.
진윤일(서울대 82학번·비올라),이소영(〃87학번·피아노),김주영(〃88학번·〃),안미현(〃90학번·〃),남완(〃84학번·성악)등 5명은 이날 글린카 차이코프스키 프로코피에프등 러시아대가들의 곡을 자유자재로 연주했다.
정정불안과 경제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서 최근 한국유학생중 일부는 실력에 상관없이 돈만 내고 입학해 공부하는 분위기를 흐리고 있으며 심지어는 장사까지 하는등 학생의 본분을 망각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대출신 유학생들은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한눈팔지 않고 언어장벽을 극복해가며 하루 16시간씩 고된 연습을 해왔다.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한 이소영양은『학교측에서 강당을 무료로 빌려주고 포스터까지 붙여주는것을 보고 예술을 사랑하는 음악의 본고장임을 다시 느꼈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 한국음악도의 실력을 러시아인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청중은 대부분 한국인들이었지만 연주가 끝난뒤 러시아인들의 열광적인 박수는「작은 음악회」의 큰 성공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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