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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김용두씨 「소장품 도록」출간(두암컬렉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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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김용두씨 「소장품 도록」출간(두암컬렉션:4)

입력
199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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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속의 한국문화재/고려 금속공예·나전칠기/미적 예술성 “극치”/무늬·장식 등 기법도 뛰어나 두암 김롱두씨는 일본에 정착해서 처음 철공소를 운영했다. 쇠를 다루는 작업은 고된 일이었지만 땀을 흘리며 만든 철 구조물에 애착을 갖는 생활은 오래 지속됐다. 그래서 문화재를 수집할 때 한국의 금속공예품에 가장 먼저 관심을 두었다. 금동불상 은제잔 은제사리함 청동향그릇 청동대반등 1백여점의 뛰어난 유물을 갈무리한것은 금속공예의 아름다움에 일찍 눈떴기 때문이다.

 또한 김용두씨는 고려나 조선의 나전칠기에도 높은 안목을 가졌다. 조개 껍질의 다채로운 색깔이 점점으로 짜맞춰져서 화려함과 품위가 배어나는 나전칠기의 예술성은 섬나라 일본사람들이 특히 좋아한다. 그 까닭에 우리의 최고급 나전칠기는 한국보다 일본에 많다.

 나전칠기의 전성기는 고려 말기인 12∼13세기이고 조선후기 영·정조 때에도 독특하면서 아름다운 공예품을 내놓고 있다. 고려의 나전칠기는 모두 15점밖에 남아 있지 않는데 그 대부분이 일본에 있다. 김용두씨는 이처럼 귀한 고려의 나전칠기도 1점 소장하고 있다.

 두암 컬렉션의 금속공예품 중 고려인이 만든 은입사청동대반은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당시의 발달했던 은입사 공예기법을 잘 보여주는 이 대반은 불가의 의식에서 사용된 물그릇으로 보인다. 이 대반에는 관음상 동자상 구름 용 버드나무 암굴 불경등 다양한 무늬가 있다. 그릇 바닥에는 파도가 높게 치는 속에 관음보살이 우뚝 서있고 한 동자가 그 앞에 합장배례한다. 이 선재동자는 한 조각 연꽃 잎사귀에 몸을 싣고 있으나 파도에 밀려 출렁거리는 움직임은 없다. 관음보살 옆의  한 그루 작은 수양버들은 가냘픈 가지를 치렁치렁 휘날리고 있다.

 공민왕 6년이란 연대가 새겨진 청동향그릇의 미적 추구도 주목된다. 받침대와 향그릇 몸체로 이루어진 보통 모양이지만 은입사 무늬가 품위를  높여준다. 동그란 이중 선 안에 범이란 글자가 금으로 입사되어 있다. 이같이 금으로 입사한것은 예를 찾기가 힘들다. 원 둘레는 고사리처럼  꼬불꼬불한 무늬가 감싸고 있다. 금입사 외에도 몸체 곳곳에 연꽃 무늬가  고사리 무늬에 둘려서 박혀 있다.

 14세기께 작품인 두암의 고려 나전함은 화려의 극치를 보여준다. 국화와 당초무늬가 자개로 가득히 시문돼 언뜻 어지럽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무늬에는 질서가 있고 이 질서가 아름다움을 극한대로 올려준다. 백동으로 만든 자물쇠 장식은 넓은 바탕에 간결한 윤곽을 뛰워준다. 복잡한 무늬와 간결한 장식에서 독특한 미적 감각이 흐르고 있다.

 또 꽃과 당초무늬 의상함과 꽃과 새무늬함은 조선후기 작품으로 화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각각 꽃무늬와 새무늬가 두드러지면서 당초문과 매화나무가 산뜻하게 표현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미술사학자들은 두암컬렉션의 국내전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에 온 김용두씨도 국내전시 용의를 내비쳐 두암컬렉션이 고국 애호가에게 그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낼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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