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사전준비로 환경처 질타 「시화지구 쓰레기매립장 썩는물로 해양오염 심각」「문경분뇨처리장 BOD 기준치의 22배, 칠곡처리장 대장균 기준치 27배 검출」「대행자 따로 평가 따로, 부실평가 대책없다」. 이는 14일 국회 보사위의 환경처 국감에서 여당의원들이 내놓은 질의 자료의 제목들이다.잡지의 폭로성 기사를 연상시키는 이런 문구들은 예전같으면 당연히 야당의「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특히 사회성 짙은 쟁점들이 수두룩하게 깔려있어 국감때마다 많은「기사거리」를 제공해 온 보사위의 경우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여당의원들의 태도가 변했다. 자비로 5∼6개월동안 007식 추적을 벌여 불법매립실태를 고발하는 의원이 있는가하면 개인차원의 현장조사를 벌여 정부의 실책을 헤집어내는 의원도 나왔다. 또 과거 기껏해야 4∼5장에 불과했던 보도자료는 일반적으로 10여장을 넘어섰고 정부부처의 자료를 치밀하게 분석해 아예 「소논문」을 써내는 의원도 있다.
이날도 여당의원들의 「활약」은 환경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김광수의원은 『매립이 끝난 시화지구 쓰레기 매립장의 사후관리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9일 현지 답사를 다녀왔다』며 이 매립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 환경처 관리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홍일점인 주량자의원마저 『환경영향평가 대행자들이 편법, 부당한 영향평가를 하고 있는데 감독관청인 환경처는 속수무책』이라며 같은 여성인 황장관을 질타하자 장관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이밖에도 김찬우 강삼재 박주천 송두호의원등이 간단치 않은 질문공세로 정부측을 곤혹스럽게 했다.
같은 상임위의 야당의원들은 여당의원들의 변신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자신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위축될것을 우려하는듯 했다. 그래서인지 야당의원들의 질의도 어느때보다 뜨겁고 집요했다. 환경처는 이래저래 「새우등」신세가 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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