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신축 등 개선 본격모색/가톨릭계,세미나·전시회 등 계획 지난 20년 동안 가톨릭 서울교구에서는 1백여개의 새로운 성당이 지어졌다. 그러나 서둘러 지은 이 성당들은 대체로 외국건축물의 모방에 급급한 것이었고, 또한 조형적으로 미흡하다는 점이 속속 드러났다. 결국 이 성당들 중 30여개가 헐리고 다시 지어졌으며, 교회건물의 대표격으로 내세울만한 신축성당이 하나도 없다는 우울한 결론에 도달했다.
이에 대한 반성이 가톨릭 지도자들과 가톨릭 미술인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일고 있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회장 최종태 서울대교수, 지도 장익신부)는 7월초 김수환추기경과 함께 「교회와 미술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연데 이어 8월말에는 교회언론사와 「종교미술간담회」를 열어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이들은 그 첫단계로 미술가로서 유일하게 복자품에 올랐던 후라 안젤리코의 서거일이자 축일인 2월28일을 제1회 「가톨릭미술가의 날」로 정하고 매년 그날을 전후로 교회미술의 쇄신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와 강연회, 전시회등을 열기로 했다.
교회미술은 건축과 회화·조각등의 조형물, 성물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선은 건축분야에 치중해서 개선하기로 했다.
최종태회장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교회미술잡지인 「다스 뮌스터」의 편집장이 우리 교회미술을 소개하기 위해 왔다가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고 돌아간 적이 있다. 성당 하나 짓는데 몇억, 몇십억원의 돈이 들어가는 만큼 처음부터 잘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의 미술은 기독교미술에 크게 빚지고 있으며 우리의 미술에서는 불교미술이 커다란 역할을 감당하는등 역사적으로 종교가 미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다.
최회장은 『교회건축이나 교회가 소장한 미술품이 미술사적으로 거론될 만한 것이 되어야 한다. 내년은 또한 서울 정도 6백년과 맞물려 있는 해이므로, 사적으로 혹은 건축미술적으로 교회건축이 의미를 지닐 수 있는 해가 되도록 화가·조각가·건축가등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익신부도 『종교적인 공간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 모두 재인식할 때가 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톨릭미술가협회는 추기경등 교회지도자들에게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려면 신도들의 미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교구 내에 문화담당부서가 있어야 하고, 또한 신학교에 미술과목이 개설돼야 한다」는 내용을 건의한 바 있다.
최회장은 『이에 대한 교회지도자들의 견해도 일치하고 있어 교회미술이 새롭게 태어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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