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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발명기업에도 관심을…”/정주섭 협심회회장(금주의 경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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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발명기업에도 관심을…”/정주섭 협심회회장(금주의 경제인)

입력
199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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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무는 중기지원책에도 달라진건 별로 없어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의 가장 소중한 재산은 우수한 두뇌라는 주장은 국민학교 교과서에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말이다. 새정부도 틈만 나면 창의력을 갖춘 기업들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왔다.

 그러나 직접 아이디어를 고안해내고 이를 생산으로 연결하고 있는 80여 발명기업들의 단체인 협심중소기업개발협의회(협심회) 정주섭회장(64·삼우개발사장)의 고달픈 일과는 새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별로 나아진것이 없다.

 대부분 자체유통망이 없어 좋은 상품을 가지고도 수요자를 만나지 못하는 회원업체들로서는 유통마진에 따른 원가상승을 낮추기 위해 백화점을 중심으로 공동판매행사를 개최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정회장은 매일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행사마련에 여념이 없다. 회갑이 넘은 나이로는 벅찰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스스로 뛰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것을 40년의 중소기업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정회장으로서는 입가에 백태가 낄 때까지 뛰어다닐 수밖에 없다.

 요즘은 판매인력을 구하기가 힘들어 백화점에서 공동판매행사를 치르는것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정회장은 『좋은 발명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그 성과가 다시 생산으로 연결돼 국민소비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것은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굳이 감추려하지 않는다. 국가에서 관리·운영하는 모양새 있는 발명품 상설매장 하나정도는 당연히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사실 국내에서 발명품을 상설 전시해놓고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곳은 협심회에서 한국종합전시장(KOEX)지하에 마련해 놓고 있는 70평규모의 상설전시관 하나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정회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인들의 진취성이 어느나라보다도 우수하다고 믿고 있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수준은 세계를 석권할 수 있다』며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것을 부탁한다. 실명제 이후 많은 중소기업지원책이 발표되고 또 실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은 중소기업, 특히 새로운것에 대한 연구와 발명에 모든것을 걸고 뛰는 모험적인 발명기업들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것이 정회장의 말이다. 피나는 고생끝에 신제품을 개발해낸뒤 중진공에서 창업자금이나 기술자금지원대상 유망업체로 선정되고, 어렵사리 주문까지 받아놓고도 자금부족이라는 벽에 부딪칠 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것이 발명기업들이 겪고 있는 실상이라고 정회장은 전한다. 정회장은 『신제품의 가치를 인정한 바이어로부터 대량주문을 받은 뒤, 부도한번 없이 15년을 거래해온 은행에 가서 사업계획서와 계약서까지 첨부해 생산자금대출신청을 해봤지만 거절당했다』고 자신의 최근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유망제품이 개발되면 각 은행들이 앞다퉈 돈을 대주려하는 일본이나 대만의 상황을 먼나라의 이야기로 부러워하고 있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는 표정이다.

 스스로도 인쇄관련 발명특허 4건을 특허청에 출원해 놓고 있을 정도로 「마약같은」발명에 푹 빠져 있는 정회장은 『어려움속에서도 자신이 개발해낸 제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하나로 불나비처럼 뛰어드는 발명기업인들의 투지야말로 우리경제를 살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라는 점을 모든 사람들이 인식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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