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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2중전략 경계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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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2중전략 경계해야(사설)

입력
1993.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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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자신들이 초청했던 게리 애커만 미하원아태소위위원장일행이 판문점을 넘은직후 국제원자력위(IAEA)와의 핵사찰협상 거부와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선언한것은 고도의 전략적 계산을 담은게 분명하다. 북한이 미국과의 2단계회담때의 약속을 파기하고 국제질서에 정면도전하는 무모한 결정을 한것은 중국의 지하핵실험재개에 크게 고무된것이라고 볼수 있다. 「대미유화·IAEA무시」라는 북한의 새로운 핵도박을 우리는 결코 좌시해서는 안된다. 한미공조및 국제적 협력체제를 더욱 강화하여 북한이 IAEA의 특별사찰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북한이 핵사찰협상을 거부한 속셈은 뻔하다. 처음부터 녕변의 두곳등에 대한 특별사찰을 받을 의사가 전혀 없는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핵실험으로 흔들리고 있는 IAEA나 NPT(핵확금조약)체제를 더욱 무력화시키는 한편 오직 미국과의 협상―해결을 고집하여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최대한 늦추려는 의도인것이다.

 북한은 IAEA와는 일단 등을 돌리는대신 미국측의 체면을 고려하여 당분간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쪽에 대외적 무게를 둘것으로 관측된다. 소위 미·북한3단계회담의 두가지 전제조건가운데 IAEA에 대해서는 사찰의 불공정성등을 내세워 외면하면서 『핵문제는 동족간의 문제』라며 남북대화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면 북한의 이같은 2중성을 장차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등이 어떻게 평가하게 될것인지 우리로서는 중대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북한핵문제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저들이 적극적인 대화추진자세를 보인다해도 지난주 특사교환을 위한 첫 고위실무접촉에서 팀스피리트훈련중지와 국제공조노력의 백지화를 조건으로 내건데서 보았듯이 장차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대화를 중단시킬 여지가 있는만큼 IAEA와의 협상과 남북대화 모두 실질적 진전이 없는한 미국·북한의 3단계회담은 이뤄지지 않도록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번 애커만위원장의 남북한 순차방문을 보는 우리의 심경은 씁쓸하다. 순차방문의 발단은 북한의 미의회에 대한 유화제스처의 일환으로 이뤄진것으로 그를 마치 중재사절로 보는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출발전 미국무부측이 밝혔듯이 김일성등과 만나 사찰등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한것을 소득으로 볼 수 있을것이다. 또 미국과의 조기관계정상화희망등 그들의 주장을 들으면서 북한의 경직된 김부자체제의 실상을 어느정도 확인했다면 그것도 소득이라 할수있다. 그러나 전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긴장지역을 찾은 애커만이 판문점회견등에서 보였듯이 개인적 인기관리등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있는듯한 태도는 불쾌하기만하다.

 아무튼 화해와 강경의 두가지 태도를 동시에 내보인 북한의 핵놀음을 우리는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미국과의 대북공조체제를 더욱 강화, 「선핵해결 후협력」을 고수하여 북한의 확실한 핵사찰수용을 다각도로 설득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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