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은 23배… 큰손 단자선호 확인/미실명 금융권 잔류 계좌도 “거액” 추정 큰손들은 역시 단자에 몰려 있었다. 지난 두달간 실명으로 전환한 가·차명 계좌들의 평균금액에서 단자는 다른 금융기관을 작게는 1.5배, 크게는 무려 1백20여배이상 웃돌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무부가 집계한 「실명화 최종현황」에 따르면 실명전환한 가명계좌들의 금융기관별 평균잔액은 단자가 2억4천7백4만원으로 단연 최고였다. 다음으로 증권이 1억6천4백68만원, 투신 3천8백8만원, 신용금고 1천5백23만원 순이었으며 은행계좌는 1백95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실명전환한 단자사의 가명통장에는 은행가명계좌에 비해 무려 1백26배나 많은 돈이 들어 있었고 증권 투신 신용금고등과도 1.5∼16.2배 이상 차이가 나는것으로 밝혀졌다. 큰손들의 이같은 단자선호는 차명계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2개월간 실명전환된 차명통장의 계좌당 평균금액을 비교해보면 역시 단자가 1억8천7백65만원으로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 투신(1천7백69만원)의 11배, 증권(1천6백19만원)의 12배, 신용금고(1천1백6만원)의 17배, 그리고 은행(8백11만원)에 비해서는 무려 23배나 많은 돈이 단자 차명계좌에 숨어 있었던것이다.
금융관계자들은 『안전한 자금관리와 재테크라는 「꿩과 알」이 동시에 보장되는 단자사 계좌에 큰손들이 몰리는것은 돈의 속성상 당연한것』이라며 『그러나 실명전환한 가차명계좌들의 평균액수가 단자 증권을 제외하면 예상보다 적어 변칙전환사례가 많았던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큰손들은 확실히 차명보다 가명을 선호했던것으로 추정된다. 평균금액면에서 가명은 차명보다 훨씬 많았다. 증권사의 10.2배 ▲투신사 2.2배 ▲신용금고 1.4배 ▲단자사 1.3배가 많았다.
은행만은 가명보다 차명계좌의 금액규모가 4.2배 가량 컸는데 이는 타금융기관보다 큰손들의 이용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캠페인성 소액저축」이 많고 세금우대혜택을 위한 일반고객들의 가족친지명의 예치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관계자들은 『전환실적만으로 「구린 돈」들이 차명보다는 가명에 집중돼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노출이 불가피한 가명계좌와는 달리 차명은 최소한 종합과세시행 때까지 은신이 가능할 뿐아니라 상당수 고액차명계좌들은 이미 명의대여인 및 금융기관의 묵인하에 대부분 허위 실명확인을 했거나 제 2의 차명으로 바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큰손들은 이미 제도권을 빠져 나갔다』 혹은 『큰손들도 대부분 실명제의 대세를 따랐다』는 평가와는 달리 아직도 상당수의 거액계좌는 실명화되지 않은 상태로 금융권내에 잔류하고 있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명전환하지 않은 가명계좌의 금융권별 평균금액을 보면 은행(85만원) 투신(56만원) 신용금고(46만원) 등은 액수가 미미한 편이지만 단자만은 아직도 평균잔액 2억2천만원규모의 가명통장 1백여개가 미전환상태로 남아있다.
이같은 미전환·미확인 단자계좌의 상당수는 포기를 각오하거나 과징금을 물어도 당장은 기다려보자는 「대기성자금」인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계는 증권 투신등 금융기관의 미전환계좌에도 50%이상은 이같은 성격의 돈일것으로 보고 있다.【이성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