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 내세우는 신당도 불똥 이등휘총통을 비롯한 대만의 고위공직자 90명의 재산이 지난 9일 공개된후 갖가지 구설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1일 발효된 「공직인원재산 신보법」(일명 양광법)에 따라 2천3명의 해당공직자중 신고를 마친 4백9명 가운데 1차로 90명의 재산이 공개된 것이다.
이번 재산공개에서 수위는 연전행정원장(총리)이 차지했다. 조부때부터 대만의 명문가로 이름높았던 연전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2월 행정원장 취임때 「대부분 선조때에 이루어진것」으로 면죄부가 붙여지긴 했지만 막상 공개된 내용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연전행정원장이 부인 재산을 포함하여 신고한 재산 총액은 33억원. 우리나라돈으로 환산하여 자그마치 1천억원이다. 재산의 대부분이 토지, 주택 그리고 유가증권등이기 때문에 계산방식에 따라서는 1백억원까지로도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나다. 토지가 11필지이고 가옥이 26채다. 현금예금액은 1천8백만원이고 액면가 기준 유가증권의 총액은 3억1천2백여만원이다. 미스 대만출신인 부인이 소유한 보석류의 신고액은 1천3백여만원으로 역시 이부문에서 신고자중의 수위를 차지했다. 이들 부부는 모두 4장의 골프회원권을 갖고있다.
연전 행정원장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고위공직자는 오백웅 내정부장(내무부장관)이다. 연전행정원장에 3억원이 모자란 30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연전행정원장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유송번·왕금평 입법원 정·부원장과 림양항 사법원장, 구창환 고시원장등의 재산도 대부호급으로 드러났다. 다만 진리안 감찰원장은 토지를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3칸 짜리 집한채에 1천여만원의 예금을 신고, 5원의 수장중 가장 청빈한것으로 나타났다.
이등휘총통의 신고재산액은 6천6백46만여원으로 우리돈으로는 19억 5천만원상당이다. 이번 재산 공개자 90명중 20위 바깥의 순위이다.
재산공개의 구설불똥은 양광법제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신당의 지도자에게까지 튀었다. 신당의 조소강 입법의원은 부인이 소유한 보석류의 신고액이 연전행정원장 부인에 이어 2위를 차지 하자 이는 불성실 신고에 따라 빚어진것으로 승복할 수 없다며 신고된 보석의 값을 공정하게 실사하기 위해 「신고보석 전시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자신이 신고한 한필지의 땅 가격이 시가로 3억원이나된다는 일부의 평가에대해 15년전 친구들과 함께 사들인 이 땅에서 자신 몫의 현시가는 5백만원에 불과하다며 차액이 있다면 모두 신당의 자금으로 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이 많은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형성했느냐가 문제라고 여당측이 할 소리를 덧붙였다. 신당의 또다른 지도자 이경화는 한국의 김영삼대통령이 집권이후 고관들에게 골프금지를 지시한것을 들어 고관들이 골프회원권을 많이 보유한것을 비난하는등 핵심아닌 변죽만 건드렸다.
부패타파를 내세우는 신당조차 이처럼 변죽만 울리고 있는 처지라 대만에서 한국과같은 재산공개 소용돌이는 있을것 같지는 않다. 다만 올 연말로 예정된 현·시장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것이며 지방의회가 재산공개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것도 바로 선거의 악영향을 우려한것으로 보인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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