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언어 내면의 질서·구조규명 활용/난해작품 해석도구… 이론화는 아직안돼 「외국문학」 가을호는 「혼돈이론―패러다임의 혁명」이란 제목으로 특집을 마련해 자연과학, 철학, 문학에서 혼돈이론이 적용되는 예를 설명하고 있다.
혼돈이론이란 세상의 무질서를 인정하면서, 무질서한 현상의 내면에 존재하는 질서를 찾고자 하는 새로운 세계관이라고 간략히 설명할 수 있다.
이제까지 합리주의와 이성주의를 신뢰하는 사람들은 흔히 세상사의 모든 현상은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고, 만일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직 법칙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혼돈이론가들은 세상은 원래 무질서한 것이며, 단일한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현상의 이면에 있는 질서의 근사값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혼돈이론은 63년 미MIT의 기상학자 로렌츠가 정확한 기상예측이 불가능함을 「로렌츠의 끌개」로 설명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수학자, 물리학자등이 자연현상 속에 무질서한 세계가 존재함을 증명함으로써 카오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다.
수학자 제임스 요크가 이를 「카오스」(혼돈)로 정리, 명명한 이후 혼돈이론은 주식시장의 예측이나 경영에 도입됐으며, 문학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문학에서 혼돈이론은 질서와 무질서, 무질서 속에 있는 내면적인 질서, 언어 이면에 숨겨진 복잡다단한 구조를 밝히는 이론으로 정립되고 있다.
캐서린 헤일즈(아이오와주립대교수) 에릭 찰스 화이트(UC 산타모니카 교수)등이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으로 혼돈이론을 내세운다. 이들이 주로 언급한 작가는 토머스 핀천, 커트 보네거트, 도리스 레싱 등이다.
아직까지는 단일한 이론체계로 설명되지 않고 난해한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는 한 방법으로 얘기되고 있다. 또한 도그마를 부정하고 중심을 해체한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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