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열려있는 2개의 계단통로를 통해 시체를 끌어내면서 선박인양을 위해 바다밑 개펄을 파들어가고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모든 작업을 끝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해군작전사령부 해난구조대장 진교중대령(41)등 현장구조대원 8명은 12일 상오11시30분께 군산공설운동장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조바심을 달래주기 위해 시체 및 선체인양작업 설명회를 가졌다. 진대령등을 둘러싸고 바다밑 상황과 인양작업 지연이유등을 캐묻는 실종자가족들의 입술은 까맣게 타있었다.
인양된 시체가 헬기로 공수돼 임시안치된 앰뷸런스 주위엔 격앙된 가족들의 접근을 막기위해 전경들이 배치됐고 실종자가족 1천여명은 하루종일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가슴조이며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빨간 잠바, 35세가량 여자, 왕관이 새겨진 금반지를 끼고 있습니다. 가족분 있으면 빨리 나오세요』
시체의 특징이 마이크로 발표되면 잠시 술렁거림이 지나간뒤 가족의 통곡이 터져나온다.이날도 상오9시30분부터 인양된 유해가 공설운동장에 속속 도착했고 시신 확인작업이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동안 유족들의 오열과 한숨소리는 끊일 줄 몰랐다.
확인된 시신이 앰뷸런스 소리와 함께 운동장을 떠나 병원 영안실로 옮겨지면 곧 새 시신이 도착하고 또 통곡이 시작된다. 운동장 구석에 쌓인 소주병과 맥주캔, 임시가설한 천막, 곳곳에서 들려오는 곡소리, 공설운동장은 거대한「공설상가」가 돼버렸다.
운동장에 모여 있는 실종자가족들중 어느 누구도 이 엄청난 재앙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이들중 분을 못이긴 5백여명은 12일 하오4시께부터 밤늦게까지 군산전주간도로 일부를 점거, 농성하기도 했다.【군산=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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