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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섬”위도/줄초상 즐비… 어머니탈상일 가족12명 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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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섬”위도/줄초상 즐비… 어머니탈상일 가족12명 몰사

입력
1993.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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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도는 통곡의 섬으로 변했다. 마을마다 졸지에 줄초상을 당한 집이 즐비하다. 유가족은 물론 위도주민들도 모두가 엄청난 참사에 가슴을 쳤다. 위도주민들은 한시 빨리 시신을 거둬 장례를 치르기만 바라고 있다.

 위도 식도리에 사는 신판선(58) 백종례씨(55) 부부이름을 위도주민들은 입에 담기조차 꺼린다. 아들2명 딸1명등 세자녀와 누이 매형 매제등 일가족 12명을 한꺼번에 잃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9일이 신씨 어머니의 탈상날이라 일가족이 모여 제사를 지내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다행히 고교생인 막내아들 원균군(18)이 학교수업때문에 집에 오지 않아 목숨을 건졌지만 다음달 결혼예정이던 딸 은영양(24)과 예비사위를 한꺼번에 잃어버린 가슴은 재만 남고 타버렸다. 부인 백씨는 집에 몸져 누워 먼 바다만 바라보며 이불을 온통 눈물로 적시고 있다.

 위도 대리 장봉예(46) 이달주씨(46) 정금리 박천기씨(57)는 백년해로를 약속했던 아내들과 함께 바다에 가라앉았다. 장씨는 변산농협소속 철선선장으로 휴일인 이날 오랜만에 부인과 뭍나들이에 나섰던 길이었다.

 고교졸업후 서울에서 공장에 다니는 장남 영재씨(22), 수원에서 전문대에 다니는 차남 영윤군이 자기들을 돌보던 할머니와 급히 고향에 돌아왔지만 부모의 시신조차 확인할 수 없다.

 장씨의 동서 김영길씨(57·위도 대리)는 『빨리 시신을 건져 따뜻하게 덮어줘야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장세연씨(30)는 대학졸업후 직장을 다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와 바다낚시를 한뒤 사고여객선 선원인 아버지 장봉환씨(57)와 함께 배를 타고 나오다 부자가 함께 변을 당했다. 남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홍정표씨(57)는 10일 이미 인양한 시신 27구가 임시안치된 파장금항 어민휴게소앞에 주저앉아 땅을 치며 『어찌 나만두고 야속하게 가버리오. 나도 데려가소』라고 울부짖었다.

 위도우체국장 신현덕씨(47)는 부인을 잃었고 부안경찰서 식도출장소소속 서한영경장(42)은 동네에서 정신질환증세를 앓아온 황모씨(36)를 육지정신병원에 격리수용시키러 가기위해 배를 탔다가 황씨와 함께 숨졌다.

 위도국교 양호교사 김민자씨는 주말부부교사로 근무지를 번갈아 오가던 남편 김관식씨(36·군산제일고)가 『힘들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좀더 참고 버텨보자』며 따뜻이 손잡아 주던 파장금항 방파제에서 실신해버렸다. 김씨는 작은 동력선이 사고현장에서 돌아올 때마다 『혹시 내 남편 살아있는것 아니냐』며 온종일 뛰어다니다 쓰러져 말을 잃었다.

 위도국교 식도분교에서 어린학생들의 뒷바라지를 도맡았던 이 학교 직원 한신석씨(39)도 어린이들의 슬픔도 모르는채 차가운 바다를 떠돌고 있다.

 확인된 위도 승객 70명중 단 3명만 목숨을 건졌다.【위도=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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