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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족 13명 실종… 애타는 생사/여객선 침몰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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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족 13명 실종… 애타는 생사/여객선 침몰사고

입력
1993.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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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경찰관 등 단체많아/위도주민 70여명중 3명만 생존/9㎞ 8시간헤엄 목숨 건진이도 ○…대형 참사를 빚은 서해 훼리호에는 공무원과 경찰관·회사원등 단체일행이 상당수 승선했던것으로 확인됐는데 목숨을 건진 생존자 34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부안 혜성병원은 사고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가족들로 큰 혼잡을 빚었다.

 사망자와 생존자 명단이 나붙은 병원 현관에는 2백여명이 몰려 생존과 사망이 확인될때마다 희비가 교차했다.

 ○…사고직후 실종된것으로 알려졌던 김영수씨(38·충북 청주시)가 사고발생 8시간만인 10일 하오 5시30분께 구명조끼를 입고 사고해역에서 9㎞ 가량 떨어진 격포항으로 헤엄쳐 나와 목숨을 건졌다.

 김씨는 『선실에 있던 구명조끼를 꺼내 입은뒤 유리를 깨고 선실밖으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위도에 사는 신판선씨(53·위도면 식도리)의 일가친척 14명이 신씨 어머니의 1주기 제사에 참석한뒤 귀가길에 서해훼리호를 타 이중 신씨의 조카 장윤식씨만이 구조되고 나머지 13명의 생사가 이날하오 늦게까지 확인되지 않아 최대의 피해자가족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신씨의 옆집에 사는 박희두씨(39)에 의하면 현재 확인되지 않은 신씨친척은 신씨의 아들 백규씨(26) 종균씨(21) 딸 은영씨(23·임신3개월) 사위 최명호씨(26) 조카 덕균씨(21) 누나 춘삼씨(65) 매부 임동식씨(70) 조카 장경자씨(42·여)등 모두 13명이며 신씨의 막내아들 원균군(19·전주J고2)은 수업때문에 위도에 오지않아 불행을 면했다.

 ○…위도면주민 70여명이 사고선박에 승선했다가 이중 3명만이 살아난 것으로 밝혀져 위도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상태이다. 위도면사무소에 의하면 위도에 거주하거나 위도가 고향인 70여명이 사고선박에 탔으며 이중 3명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부안경찰서에 근무하는 이남수씨(38·교통계근무)등 경찰관 부부 6쌍은 9일밤 위도에서 밤낚시를 즐기고 나오다 변을 당했는데 그중 이씨 부부등 2쌍만은 갑판에 서 있다가 목숨을 건지는 행운을 잡았다. 이씨의 부인 박현남씨는 선실에 있다가 배멀미가 심해 남편등 3명과 함께 선실 밖으로 나와 갑판위에서 바람을 쐬던중 사고 여객선이 뒤집히면서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고무보트를 잡아 극적으로 구조됐다며 나머지 4쌍의 동료 부부의 생사를 걱정했다.

 ○…부안 혜성병원에 입원한 생존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정도의 생존자가 나올 수 있었던것은 위도주민들의 헌신적인 구조 덕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성씨(42·청주 청운중교사)는 『여객선 침몰지점은 파장금항에서 방파제와 산이 가로막고 있어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곳』이라며 『그런데도 위도주민들이 배를 몰고와 승객들을 구조한것을 보면 아마 주민들끼리 무전연락을 신속히 취했기 때문인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윤영원씨(40)도 『구명보트를 잡고 있을 때 배를 몰고온 주민이 필사적으로 밧줄을 던지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위도주민들이 이지역 민주당 이희천의원과 해운항만청에 배를 늘려줄것을 건의한것으로 알려졌다. 격포에 온 이의원에 의하면 위도주민들의 이같은 건의를 최근 접수, 지난7일 항만청장에게 배편을 늘려줄것을 요청했으나 항만청이 『이 노선의 일일평균승객수가 80명 미만이라 적자가 나고 연7억원의 정부보조금이 지원되는 노선』이라며 거절했다는것.【군산·부안·위도=임시취재반】

◎동직원 18명중 9명이 “낚시참변”/충북대 교직원 7명도 사망실종

 ○…야유회겸 낚시를 즐기기 위해 위도로 갔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동사무소(동장 이대준·60)직원 9명이 이날 사고로 집단 실종됐다.

 사고선박의 갑판위에 서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동장 이씨의 사위인 이동영씨(29·전주시 덕진구 동산동 한강아파트 1013호)는 『중앙동 동사무소 직원인 이화영씨와 서서학동 동직원등 모두 11명이 함께 야유회를 갔었는데 서서학동 동직원 9명은 대부분 선실안에 있다가 변을 당한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배의 중간 갑판위에 서 있다가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물속으로 잠겼으나 배 위에 있던 아이스박스를 붙잡은뒤 사고선박에서 자동으로 펼쳐지는 구명보트로 옮겨 타 살아났다고 말했다.

 서서학동사무소에는 정식직원이 모두 18명으로 이중 절반이 이번 사고로 실종됐으며 9명이 모두 남자직원이다.

 ○…충북대 바다낚시회회원 9명은 사고배에 승선했다 2명만 구조되고 7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것으로 확인돼 학교측과 가족들이 밤새 이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하느라 발을 동동 굴렀다.

 회원들은 9일 하오4시 임수도에 가 밤바다낚시를 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회원들은 신철호씨(37·학적계장)등 교직원 9명으로 이중 신강습씨(50·정비기사)가 숨진채 인양됐고 6명이 실종됐으며 송정부씨(예비군연대근무), 정희대씨(학생과직원)만 구조됐다.

 또 충북대 윤영원수의학과 교수도 청주시 모낚시회 회원들과 사고배에 승선했으나 다행히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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