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촛불이 바람에 날려 꺼지지 않도록 집을 만들어 씌워준 것이 초롱이다. 이 집의 재료와 모양 그리고 쓰임새에 따라 이름이 각기 달랐다. 종이로 만들면 지초롱, 구멍이 성성한 비단으로 만들면 사초롱, 철사 등으로 둥글게 엮어서 발앞을 비추게 만들면 조족등, 나무판에 수수깡으로 둥근 틀을 붙여 북처럼 만든 값싼것은 북등이었다. 초롱의 틀은 철사 대나무 나무대 수수깡으로 짰고 윗부분에는 불기가 빠지도록 둥글게 구멍을 냈다. 틀에 의해 크기가 정해져서 작은 것은 15㎝, 큰 것은 50㎝ 정도였으며 바닥 한 가운데는 움직이지 않게 단단히 초꽂이를 박았다.
운치있게 보이는 이 초롱은 종이로 만든 종이초롱이다. 한말에 큰 상점에서 쓰던 것임을 앞면의 상호(유창양행)로 보아 알 수 있다. 종이초롱은 보통 대나무등으로 뼈대를 세워서 사각육면체 육각팔면체 팔각십면체의 다양한 모양을 만들고 흰종이나 기름종이로 겉면을 둘러 발랐다. 한쪽면은 문을 내어서 여닫을 수 있게 했다.
종이초롱 중에는 나무 뼈대를 세우지 않고 종이로만 만든것이 있다. 여러 겹으로 접으면 납작하게 부피가 줄어든다. 주머니에 넣거나 도포 속에 간직해 급할 때 꺼내 사용했다. 달이 뜨지 않은 어두운 밤에 앞 길을 밝히는 등불이 주머니 속에서 나오는것은 신기로운 일이었을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소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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