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움직임이 부산하다. 이러한 움직임은 공식발표없이 진행되는 「소리없는 접촉」이라는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서울―워싱턴, 그리고 워싱턴과 평양사이에 오가는 밀도로 봐서 물밑협상이 상당히 중대한 선택의 고비에 와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서울로부터는 김삼훈대사가 워싱턴을 방문해서 미 국무부측과 비밀접촉을 가졌고, 평양으로부터는 북한 핵통제공동위원장인 최우진이 워싱턴에서 미국무부측과 접촉했다. 그중에서도 미국하원의 애커먼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의 평양방문은 그의 비중으로 봐 주목해야할 움직임이다.
미·북한간의 2차 협상까지의 경과를 두고 본다면 이러한 3각접촉은 미·북한3차 회담을 둘러싼 탐색이요, 흥정이라고 짐작된다. 북으로서는 여전히 핵확산금지조약탈퇴유보라는 카드를 이용해서 한·미 군사동맹체제의 견제를 포함하는 「일괄타결」을 끈질기게 추구할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공식적인 움직임은 북측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의 「공정성」을 들어 종전의 선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의 애커먼의원은 미국측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할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함께 서울에서는 두가지 움직임이 우리의 눈을 끈다.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장관회의와, 8일 김시중과기처장관의 핵재처리시설에 관한 발언이다.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핵재처리시설을 갖는것은 불가피하다』는 김장관의 발언은 청와대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는 부인됐다. 이러한 발언은 재처리시설포기를 명문화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남북공동선언에 관련되는 발언인만큼 설혹 김장관 개인의 의견이라해도 앞으로 계속 영향을 줄것이다.
더구나 중국의 핵실험재개와 함께 안정된 핵억제체제가 불안해지는 조짐을 보이고있다. 핵에너지의 자립을 위해서뿐만아니라 우리 나름의 「핵카드」를 구상하는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남북공동의 비핵화선언이 관련되고, 북한의 핵을 다뤄야하는 미묘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주변상황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다각적인 안목에서 핵재처리시설에 대한 정책을 논의해야할것이다.
북한의 핵문제는 동북아의 지속적 평화와 안정을 위해 넘어야할 당면한 고비다. 미국은 북측이 핵을 포기한다는 분명한 원칙위에서만 북측과의 3차회담에 동의해야한다.
미국은 전후 최대의 난제였던 팔레스타인문제를 일단 푸는데 성공했다. 그뒤를 이어 또 하나의 공을 행여 서둘지 않도록 경계해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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