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부동산 맞교환 등 예사/가명계좌 할인판매 인기/기명 장기채 문의 쏟아져/“일부 인출포기” 전망도 실명전환마감일이 사흘앞으로 다가오자 금융가에는 평온한 표면분위기 속에서도 아직까지 실명전환을 마치지않은 거액 가·차명예금주들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는 모습들이었으며 변칙전환도 상당수 이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증권사와 증권감독원에는 장기채 청약등에 관한 전화문의가 쇄도, 마감직전의 실명전환러시도 예상되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가에는 실명전환마감기한이 임박하면서 막판 초읽기에 몰린 일부 큰손들 사이에서 가명계좌 할인매매, CD와 부동산의 맞교환, 차명계좌의 또 다른 차명계좌전환등 실명제 그물을 탈출하기 위한 변칙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한 은행고위간부는 『막판혼란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금액기준으로 은행권 가명계좌의 60%가 실명전환을 마쳤으며 나머지 중 상당부분은 자금출처조사를 감당할 수 없어 인출포기가 예상되는 돈들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가에는 남의 명의를 확보한 전주들이 다른 가명계좌를 할인율 10%이상으로 매입하는가 하면 신문잡지광고등을 통해 부동산경기침체와 공직자재산공개이후 매물이 쌓여있는 부동산과 CD를 맞교환하는 방식도 성행하고 있다.
현재 은행차명계좌의 실명전환은 약 9천5백억원수준에 불과, 일부에선 전체차명계좌의 10∼20% 정도밖에 실명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명계좌보다 더 많은 검은돈들이 은신해있을것으로 예상되는 차명계좌의 상당수는 결국 제2, 제3의 차명계좌로 전환했을것이라는 판단이다.
○…단자사의 경우 D데이가 다가오는데도 창구는 오히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단자사 관계자들은 『실명확인 및 전환을 하려는 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다. 다만 실명전환 계좌중 금액이 다소 큰 것들이 최근들어 눈에 띈다』고 말했다.
5일 현재 단자사의 실명확인 및 전환율은 금액기준으로 80%를 넘어섰다. 가명계좌의 실명전환율은 63%로 은행이나 증권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차명계좌의 실명전환은 금액기준으로 1천4백42억원으로 전체 실명계좌 금액의 0.6%에 불과. D투자금융 영업부 차장은 『차명계좌중 상당수는 실명전환 대신 차명 그대로 실명확인을 한것으로 보인다』며 『96년 이후 금융자산의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과세를 하도록 돼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3∼4년전에 이뤄진 금융거래에 대해서까지 세금을 소급 추징하지는 못할것으로 보는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와 증권감독원등 증권관계기관에는 실명제에 대한 전화상담이 부쩍 증가해 직원들이 분주한 모습.
증권감독원 실명제실시단의 한 직원은 『9월들어 뜸하던 문의전화가 3∼4일전부터 폭주, 정상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라며 『실명제실시직후에도 전화문의가 쇄도했었는데 8월에는 주로 소액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은 반면 최근에는 거액투자자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
증권사에도 주로 『기명식장기저리채권을 사는 게 유리하냐 아니면 실명전환을 하지 않고 버티는것이 유리하냐』등의 「큰손」들 문의가 증가. 모증권사 김모과장은 『일부투자자들이 「빠져 나갈 수만 있게 해달라」며 상당한 수고료까지 제시하기도 했다』며 『돈있는 사람들은 벌써 「도주」한줄 알았는데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것 같다』고 한마디.
한편 대부분의 증권사 객장은 실명전환을 위해 나온 투자자들이 거의 눈에 뛰지 않는등 표면적으로 평소와 같은 분위기인데도 증권의 실명전환 및 확인율이 최근 두드러지게 높아지고 있어 전화를 통한 「단골고객」과 증권사직원간의 차·가명계좌의 불법실명전환이 빈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김경철·김상철·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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