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0시리즈 「확산과 집약」표현” 조각가 최만인씨(58·서울대 미대학장)가 19일까지 선화랑(734―0458)에서 6년만에 국내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 동안 그는 두 차례 일본전을 가진 바 있다.
출품작인 「작품 0」시리즈는 질박한 느낌의 양괴 위로 날카롭고 곧은 돌기가 융기하는 듯한 브론즈 작품들이다. 그것은 산, 나무, 숲 등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청동의 날렵한 형상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매우 견고하고 시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자연과 숲은 보는 이들의 연상일 뿐, 나는 강을 노래하기 전에 강을 이룬 이슬을 환원적으로 생각하면서 「확산과 집약」을 방법론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젊었을 때는 너무 거창한 정신성에 눌려 생각을 많이 갖고 작업을 했는데, 이제는 매었던 정신에서 많이 자유로워져서 「정말 내 일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작품들 위쪽에는 먹점을 찍어 조각의 배치와 크기 등을 알리는 간결한 투시도가 붙어 있다. 그는 『흔히 작업을 하기 전에 정밀한 데생을 하지만, 그러한 서양적인 도식성을 떠나 동양적인 심상으로 만든 투시도가 그것이다. 점을 찍을 때는 어릴 때 보았던 별자리의 질서를 생각하고,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자리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미프랫대에서 연수했고, 국전 추천작가와 초대작가를 역임했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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