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방 이원화로 반발 최소화/약사·약대생에 자격시험 기회/고육책불구 분쟁해소엔 “약효미지수” 보사부가 8일 발표한 약사법개정 최종안은 한약사제도를 전격 도입함으로써 그동안 한약조제권을 싸고 치열한 다툼을 벌여온 약사와 한의사 어느 쪽도 아닌 한약사라는 새로운 직종에 한약조제권을 부여, 한·약분쟁의 불씨를 근원적으로 제거하려 한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불과 2주일 남짓한 기간에 한약사제도라는 기본골격을 급조하는 바람에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현행 약사법 및 입법예고안에서 한약을 포함한 모든 의약품의 조제권을 원칙적으로 인정받아온 약사에게 한약조제를 금지함으로써 약사들의 반발도 격렬해지고 있다.
보사부는 입법예고기간이 끝난 9월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입법예고안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약국휴업사태를 거치면서 개정방향을 급선회, 조문축조기간에 외관봉합보다는 한약사제도도입으로 대수술을 한것이다.
입법예고안에서는 약사의 한약조제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한방의약분업실시전까지 이를 한시적으로 제한했으나 최종안은 이를 완전히 뒤집어 약사의 한약조제를 원칙적으로 금지, 한·약분쟁의 빌미를 사전에 없애려는 의도도 담고있다.
최종안은 그러나 한약조제가 금지된 약사들의 반발을 감안해 기존약사 및 약학대학 재학생들에게는 한약조제시험을 통해 예외적으로 한약취급을 인정함으로써 반발을 무마하려 한것으로 보인다.
최종안은 또 지난 6월이전에 한약을 취급해온 약사들에 한해 한약을 계속 취급할 수 있도록 기득권을 인정한 입법예고안이 형평성과 약사의 자질론문제로 여론의 비판을 받자 이들 한약취급약사의 기득권을 법시행후 2년까지로 제한했다.
결국 이번 최종안은 미래 약사들의 한약조제를 금지하는 대신 지금까지 거세게 반발해온 기존약사 및 약대재학생들에게는 한약조제시험을 거쳐 한약취급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그러나 이번 최종안이 갑작스럽게 만들어져 여러 부작용이 예상됨에 따라 한·약분쟁이 종식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한약조제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약사들이 반대의사를 표함에 따라 한·약분쟁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기존약사와 약대생들의 경우 한약조제시험을 거쳐 한약을 취급할 수 있긴 하지만 이들이 쉽사리 수용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또 약사들이 한약조제시험에 응시한다 하더라도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한·약분쟁이 재연될 소지가 크다.
시험문제가 어려워 약사들이 대거 탈락할 경우 약사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며 시험문제가 평이해 약사면허시험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약사들이 합격하면 한의사측서 반발할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약사와 한의사의 업권다툼에 한약사라는 새로운 직종을 추가함으로써 업권다툼이 한층 다분화할 빌미를 제공하게 될것이란 지적도 일고있다.
한약사들이 배출돼 한약국을 운영하기 시작하면 보약등의 한방의약분업을 싸고 한의사와 한약사들의 대립이 예상되며 한방OTC의 판매여부를 싸고 약사와 한약사의 분쟁도 우려된다.
결국 이번 최종안에도 불구하고 한·약분쟁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강진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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