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총리직서 축출 야인생활/총선승리… 군부와 공존 “성공” 파키스탄 인민당(PPP)이 어렵게 이긴 6일의 파키스탄 총선은 베나지르 부토의 정치적 재기라는 의미외에는 이 나라 정치에 별다른 획을 긋지 못했다.
이번 총선은 유세 때부터 부토의 권토중래가 실현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선거는 예상됐던대로 어느 당도 과반수를 얻지 못하는 「연약한 다수당―강력한 소수당」으로 낙착됐다.
부토는 이미 약체정부의 설움을 뼈아프게 겪은 바 있다. 11년간 이어온 군부독재를 무너뜨리고 88년12월 35세의 나이에 회교권 최초의 여성총리에 올랐던 부토는 20개월만인 90년8월 권좌에서 축출당했다.
부토는 같은해 10월 총선에 재도전했지만 나와즈 샤리프가 이끄는 파키스탄회교동맹(PLM)에 참패했다. 그러나 샤리프 역시 군부를 등에 업은 대통령과의 권력투쟁 끝에 지난7월 총리직을 내놓아야 했다.
야인의 길을 걸었던 지난 3년간은 부토에게 「정치적 성숙」의 기간이기도 했다. 이기간 부토는 강·온양면전략을 구사하며 지난 반세기 이 나라 권력의 변함없는 지렛대였던 군부와 공존의 길을 모색했다. 이번 총선 티켓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거머쥔 것이었다.
미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한 부토는 이나라 정치지도자들중에서 가장 카리스마적인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있다.【홍희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