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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 애환과 현실 생생히 조명/올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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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 애환과 현실 생생히 조명/올 노벨문학상

입력
199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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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니 모리슨 작품세계/절제된 감정·서정적 문체로 정평/흑인여성 첫 영광… 88년 퓰리처상 93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흑인 여류소설가 토니 모리슨(62)은 현존하는 미국 최고작가의 한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은 88년 퓰리처상을 받은 「소중한 사람」을 비롯, 「재즈」 「푸른 눈」 「솔로몬의 노래」등이 있으며 미국 문단에서는 미래의 노벨문학상후보로 기대를 모아온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소수민족이 겪는 아픔, 그중에서도 흑인 여성이 받아온 상처와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절제된 감정으로 높은 예술성과 폭넓은 친화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배경에 대해 『 모리슨의 작품이 미국 현실의 본질적인 모습을 생생히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소중한 사람」(원제 Beloved)은 사랑하는 딸이 노예가 되는것을 막으려고 딸을 죽여야 하는 모정의 슬픔을 그려 격찬을 받았다.

 그의 또다른 대표작 「재즈」(92년작)는 1920년대 뉴욕의 할렘가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으며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모든것이 뒤엉킨 흑인들의 과거와 오늘을 이야기하고있다. 

 이 소설은 재즈의 깊은 슬픔과 변덕스러움을 바탕으로 한 흑인부부와 그 주변의 다양한 인물군상을 그리고 있는데 화장품 외판원인 조가 아내 몰래 사귀던 열여덟살의 어린 처녀를 총으로 쏘아 죽이는 충격적인 사건과 이 사실을 알게된 조의 아내 바이올렛이 처녀의 장례식에 찾아가 소동을 부리는 사건이 기본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1931년 오하이오주 로레인에서 태어난 토니 모리슨은 미국의 명문대인 코넬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에서 10번째이고 세계여성으로서는 8번째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받은 그의 출세작은 70년 선보인 「푸른 눈」이다. 갈색머리와 푸른 눈이 보편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통하는 백인우월주의 사회에서 흑인소년이 겪는 소외를 다룬 이 작품은 그가 뒤이어 74년에 출간한 「슐라」와 더불어 미국사회의 가치 기준과 윤리관에 대해 폭넓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77년에 쓴 「솔로몬의 노래」에서 모리슨은 노예였던 과거를 극복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숙한 세계를 보여주었다.

 모리슨은 소설외에도 83년 뮤지컬 「뉴올리언스」를 썼고 흑인지도자 마틴 루터 킹목사를 추모한 「꿈꾸는 애국자」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세아이의 어머니이다.

 그의 작품인 「솔로몬의 노래」(81년) 와 「재즈」(92년)는 문학세계사에서 이미 출간,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다.【이현주기자】◎대표작 「재즈」 「솔로몬의 노래」 줄거리/재즈/뉴욕 할렘가 흑인삶 과거와 오늘 묘사/솔로몬…/도박꾼·창녀 등 밑바닥인생 애환그려

 「재즈」는 섬세하고 복잡하면서도 빈틈없이 짜여진 구성과 마치 한 곡의 재즈음악을 듣는 듯한 서술체, 그 속에서 배어나오는 깊은 절망과 사랑, 뉴욕의 할렘가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두 늙은 흑인부부의 사랑이야기를 절묘하게 엮은 소설이다.

 화장품 외판원인 50대 남자와 무허가 미용사인 50대 여자간의 상대를 죽이고 싶을 정도의 사랑과, 죽은 자의 얼굴에 다시 칼을 대는 증오, 문득 거리에 주저앉아 버리는 절망등의 짙은 정서를 보여 주고 있다.

 뉴욕의 모든 것들이 뒤엉켜 있고, 동시에 미국전역에서 모여든 모든 흑인들의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할렘의 표정을 적나라하게 그리고있다.

 「솔로몬의 노래」도 미국흑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백인들의 편견과 박해, 게다가 경제 대공황으로 인한 불경기와 불안, 그곳에서 허덕이는 흑인들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밀주장사·고리대금업자·백인암살자·도박꾼·알코올중독자·창녀 등이 작품은 그들의 고뇌와 염원과 사랑을 짙은 언어로 표현하고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시구 한구절은 이 작품을 잘 설명하고있다.

 「오 솔로몬 날 두고 가지마오/ 목화송이가 날 찌른다오/ 오 솔로몬 날 두고 가지 마오/ 흰둥이 놈의 손길이 날 희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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