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5개사 종합컨설팅 「그루피아」 설립/전문분야 일시적제휴 “공동사업”/하루 3∼4건상담… 출발 “순조” 서구 미래학자들에 의해 21세기 정보산업화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형태로 제시되고 있고 선진국에서는 일부 현실화되고 있는 이른바 「가상기업」이 국내에 등장했다.
가상기업이란 고도의 정보와 노하우를 지니고 전문적인 사업영역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특정 업무를 위해 일시적으로 기술과 자본 및 인력을 제휴했다가 업무가 끝나면 다시 본래의 독립적인 체계로 돌아가는 기업 형태를 말한다. 군대로 말하자면 불필요한 장비와 인원을 최대한 줄여 전문성과 기동성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임무를 수행하고 원대복귀하는 타스크포스(Task Force)라고 할 수 있는 조직형태이다.
지난 5월, 5개의 패션기획전문업체 사장들이 모여 설립한 패션·의류종합컨설팅회사 「그루피아」는 바로 이러한 최첨단 기업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루피아는 이름만 있을 뿐 별도의 건물도, 상근직원도 없다. 그루피아의 구성업체인 (주)피스코케이의 사무실을 연락처로 쓰고 있을 뿐이다. 형식상 대표는 (주)코디오의 정기자사장으로 돼 있지만 그야말로 「명목상」일뿐 사업계획이나 주요 안건은 5명의 사장이 공동토론을 거쳐 결정한다. 5개 업체의 사장들은 매주 금요일에 한차례 회의를 갖는것 이외에는 각자 자신의 회사업무를 본다. 그러나 고객의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면 각 업체 대표들은 머리를 마주하게 되고 그루피아도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그루피아를 구성하고 있는 5명의 젊은 사장들은 각자 패션관련회사를 경영하면서 독자적인 전문영역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주)수스의 조익래사장은 정보마케팅, (주)모디오 어미경사장은 생산관리, (주)코디오 정기자사장은 패션경영분야가 각각 주특기이다. 또 (주)하이텍 이철원사장은 디스플레이 및 인테리어, (주)피스코케이 박경로사장은 유통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가 프랑스 미국 일본 등지의 권위있는 패션교육기관을 거친 엘리트들로서 관련 연구기관이나 대기업 등에서 다채로운 실무경험을 쌓았다. 또 이사장과 정사장은 홍익대와 성심여대에서 각각 관련분야 강의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이론과 실무로 무장한 정예그룹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각자 전문영역별로 업무를 분담, 상품기획 생산 유통 및 판매에 이르는 의류사업의 전과정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거친 뒤 향후 5년까지의 세부사업계획을 종합적으로 고객에게 작성해 주는것이다. 수익금은 비용을 제하고 공평하게 분배된다. 설립한지 몇달이 되지 않았지만 매일 서너건의 상담이 이뤄지며 그중 20%정도는 계약이 성사되고 있어 첫발은 성공적으로 내디뎠다는 자체 평가를 하고 있다.
5명의 사장중 최연장자인 박경로사장은 『신세대의 조류를 받아들이는데 태만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하며 『앞으로 그루피아의 행동영역을 광대한 해외시장으로 넓혀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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